삼성화재는 왜 최강인가.두말할 것도 없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국가대표 센터인 실업 5년차 신선호(26·사진)도 그 중 한명이다. 늘 김세진 신진식 등 삼성화재의 대스타들에 가려 있었지만 그는 언제나 팀 승리의 보이지 않는 주역이었다. 뒤에서 조용히 자신의 임무에만 충실했던 그가 이제 처음으로 '숨은 살림꾼'의 진가를 널리 인정 받았다.
25일 끝난 배구 'KT&G V―투어 2004' 인천투어 상무와의 결승전에서 강서브와 전광석화 같은 중앙 속공으로 18점을 뽑아내고 팀우승을 이끌어 생애 첫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것. 팀의 주포인 레프트나 라이트가 아니라 센터가 MVP로 뽑히는 것은 드문 일지만 그의 활약상을 보면 수긍이 간다.
신선호의 주특기는 철벽 블로킹과 미사일 서브. 3차 투어 블로킹부문에서 15개로 세트당 1.07개를 잡아내며 1위에 올랐다. 서브에이스는 4개를 기록했다. 특히 네트를 살짝 스치며 빠른 속도로 내리 꽂히는 그의 미사일 서브에 상대 선수들은 허둥대며 받아내기에 급급했다. 득점순위도 4위(57득점)에 랭크됐다.
195㎝, 86㎏의 신선호는 서울 구로남초등학교 5학년 때 배구에 입문, 성균관대 시절까지 장신 세터로 활약했다. 삼성화재에 입단하면서 센터로 옮겼고 2002년부터 팀 내 주전 자리를 꿰차며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신선호는 2단 토스와 서브가 좋은 선수로 인천대회에선 블로킹과 속공마저 훌륭했다"고 만족해 했다.
신선호는 "이경수(LG화재)의 공격을 막을 때 가장 짜릿하다. 생애 처음으로 MVP에 올라 기분이 너무 좋다. 항상 초심을 유지, 올해에도 서브상과 블로킹상도 꼭 차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상에서 완전 회복한 김세진이 더욱 강해지고 있는데다 신선호가 중앙을 완벽하게 막아주고 있어 다음 달 4차투어(구미)부터 왼쪽 주포 신진식이 가세한다면 삼성화재를 당해낼 팀이 당분간 없을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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