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영화의 걸작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이 할리우드 외신기자단이 주관하는 제61회 골든글로브 최우수 감독상, 작품상 등 4개 부문 상을 수상했다. 그간 아카데미 영화제 등에서 대접을 받지 못한 피터 잭슨 감독은 이번 수상으로 한풀이를 하게 됐다.25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베벌리 힐스의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은 작품상(드라마), 최우수 감독상, 음악상, 주제가상 등 4개 상을 받았다. 170㎝의 피터 잭슨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7년간 이 영화에 빠져있다가 호빗족(난장이족)이 될 줄은 몰랐다"고 농담을 해 좌중을 즐겁게 만들었다.
골든 글로브상은 아카데미 영화제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으며, 올해도 2월 29일 열릴 아카데미 시상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전 '타이타닉' '에린 브로코비치'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아메리칸 뷰티' '글라디에이터' 등은 골든글로브에서의 무더기 수상이 아카데미로도 이어진 경우다.
남녀 주연상은 드라마 부문에서 '미스틱 리버'의 숀 펜과 '몬스터'의 샤를리즈 테론, 코미디·뮤지컬 부문에서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의 빌 머레이와 '사랑할 때 버려야 할 것들'의 다이앤 키튼이 각각 수상했다.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는 코미디 부문 작품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등 3개 상을 받았다. '대부'의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딸로 '사랑도…'로 각본상을 수상한 소피아 코폴라 감독은 "아버지는 나의 훌륭한 시나리오 스승"이라며 영광을 아버지에게 돌렸다.
조연상은 '콜드 마운틴'의 르네 젤위거, '미스틱 리버'의 팀 로빈스가 받았다. 외국어 영화상은 탈레반 정권 붕괴 후 처음으로 만들어진 아프간 영화 '오사마'에 돌아갔다. 공로상인 세실 드밀상은 마이클 더글러스가 받아, 아버지 커크 더글러스에 이어 부자가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TV 부문에서는 드라마 시리즈 '24', 코미디·뮤지컬 부문에서는 '더 오피스', TV 미니시리즈 부문에서는 '엔젤스 인 아메리카'가 각각 작품상을 수상했다. '섹스 앤드 더 시티'의 사라 제시카 파커는 코미디·뮤지컬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엔젤스 인 아메리카'에 출연한 알 파치노, 메릴 스트립은 나란히 TV 미니시리즈 부문 남녀 주연상을 수상해 노익장을 과시했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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