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번 주부터 아스피린과 타이레놀 등 의사의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진통제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을 경고하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시작한다.AP 통신 등은 23일 "어떤 약이든 오·남용하면 안된다는 것은 상식이지만, FDA의 이번 조치는 비처방 진통제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맹목적인 믿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FDA는 미국에서만 매년 5만 6,000여 명이 타이레놀 등 아세트아미노펜계의 진통제 과다 복용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고, 이 중 100여 명이 사망한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은 "타이레놀 등 비처방 진통제는 많이 먹을수록 효과는 빠르지만 부작용은 없다"고 믿고 있다. FDA는 이것이 아스피린이 심혈관 질환과 암 등 각종 질병의 예방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꿈의 약' 등으로 과대 포장되는 과정에서 생겨난 오해라고 분석했다.
FDA의 엘렌 샤피로 소비자팀장은 "의사들은 이 진통제들을 잘못 복용하면 간이나 위에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심지어 슈퍼마켓에서도 이 약들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의사의 경고를 들을 기회가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FDA는 이번 주부터 타이레놀 등 600여 종의 아세트아미노펜계 약품이 간 손상을 초래할 수 있고 아스피린,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등 비 스테로이드계 소염진통제는 신장 이상과 위 출혈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60세 이상 노인이나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 등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잡지 광고와 전단지 등을 통해 경고할 예정이다.
또 올해 말부터는 비처방 진통제의 포장지에 직접 이 같은 경고문을 부착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FDA는 2002년에도 담배처럼 약품 포장에도 경고문을 붙이자고 제안했으나 제약업체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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