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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화 선봉에 "월남지식인" 있었다"/ 김건우씨 "사상계와 1950년대 문학"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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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화 선봉에 "월남지식인" 있었다"/ 김건우씨 "사상계와 1950년대 문학" 출간

입력
2004.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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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 지식인에 대한 관심과 달리 월남한 지식인에 대한 연구는 학계에서 활발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김건우(35·서울대 강사)씨의 '사상계와 1950년대 문학'(소명출판 발행)은 1950·60년대 우리 지식인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 월간지 '사상계'를 연구 대상으로 삼고, 이 잡지를 만들었던 '지식 엘리트'의 이념적 계보를 밝힌 연구서다.'사상계' 자체에 대한 연구도 지금껏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거니와 상대적으로 별로 주목되지 못한 월남 지식인을 다뤘다는 데 의미가 있다.

김씨는 '사상계'를 만든 사람들이 지연과 학맥에서 분명한 구심점과 뿌리를 갖고 있던 집단임을 밝힌다. 발행인 장준하와 김준엽 안병욱 김성한 등 편집위원들이 대부분 서북 출신이었고 주요 필자였던 함석헌 김재준 황산덕 등도 평안도 출신이었다. '사상계' 참여진은 해방을 전후해 월남한 이북 출신의 지식인 집단이었으며, 일제시대 도산 안창호로 대표되는 서북의 문화주의 전통을 이어받고 있었다.

한국 사회 전반에서 근대화가 활발히 일어난 것은 1960년대 들어서였지만 한국 근대화의 이념적 뿌리는 그 전부터 존재했으며, 그 뿌리가 일제 치하 도산의 문화주의에 닿아 있었다는 게 김씨의 연구 내용이다. 이 사상을 이어받은 서북 출신 지식인 집단이 '사상계'를 만들었으며 한국 근대화의 선봉에 섰다고 김씨는 밝힌다.

나아가 1970년대 제3공화국의 근대화 정책의 이념적 기반과 그에 저항하던 운동세력의 이념적 기반이 모두 월남 지식인 집단의 사상에 기원을 두고 있다는 데까지 짚어간다.

특히 당시 문학에 대한 평가와 관련, '사상계'가 펼친 지식 담론의 자장을 이해함으로써 가능하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1960년대까지 문학은 지식의 차원에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운동의 차원에서 파악됐으며, "당시 '사상계'로 대표되는 '지식'은 한국 사회를 움직이는 주체 동력이었고, 문학도 그 지식의 중심에 엄연히 자리잡고 있었다"고 밝혔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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