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일본 전철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함께 숨진 유학생 고 이수현(李秀賢·당시 26세·사진)씨의 3주기 추모식이 26일 오후 4시 도쿄(東京) '페아레 신주쿠(新宿)'에서 열린다.추모식에서는 그를 기리는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모인 조위금 등으로 설립된 장학기금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아시아의 유학생들이 감사의 말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과 아시아 각국의 가교가 될 젊은이들을 육성하고 싶다"는 유족의 뜻에 따라 2002년 1월 일본에서 설립된 '이수현 현창 장학회'는 같은 해 10월 그의 이니셜을 딴 'LSH 아시아 장학회'란 이름으로 일본 정부에 NPO(비영리조직) 등록을 했고 기금도 4,000만엔으로 늘었다.
1인당 한달 2만 5,000엔씩, 반년간 15만엔의 장학금을 지급받은 받은 유학생들은 지금까지 한국, 중국, 몽골, 태국, 대만, 베트남 등 10개국 147명에 이른다. 장학회는 열심히 공부하려고 애쓰는 아시아 각국의 유학생을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성적보다는 수업 출석률과 작문을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사고 당시 선로에 뛰어들었다가 운명을 같이 한 아마추어 사진가 세키네 시로(關根史郞·당시 47세)씨와 이씨를 함께 추모하는 음악회가 2003년 2월 일본 미에(三重)현에서 열렸고, 2003년 10월에는 서울에서 한일 합창단의 합동 추모 콘서트 '아시아의 평화를 위하여'가 열리는 등 양국을 오가는 각종 추모행사도 끊이지 않아왔다.
부산 금정구 두구동 부산시립영락공원의 묘소와 부산진구 초읍동 어린이대공원의 추모비를 찾는 일본인들의 발길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아버지 이성대(李盛大·65)씨는 "묘소와 추모비를 일부러 찾아주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일본인들"이라며 "지난 3년간 일본인들로부터 2,000여통의 편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일 합동 실행위원회가 주관하는 26일의 추모식에서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메시지도 낭독될 예정이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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