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지수 840∼850선 전후의 짧은 조정을 무난히 이겨내며 860선을 회복했다. 설 연휴로 인한 매매 공백이라는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연휴 이후 주식시장을 낙관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돌이켜 보면 1월 중순까지만 해도 지수 850선 전후에서 완급조절 차원의 조정이 진행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했다. 가격 조정이 수반되는 지수 조정보다는 지수 등락을 통해 시가상위 종목의 완급이 조절되는 조정을 예상한 것이다.
그러나 완급조절 차원의 조정은 예상보다 빠른 시일 내 마무리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양한 요인들이 '완급조절차원의 조정 조기 마무리-지수 850선 안착-주가 재상승 국면 진입'을 앞당기는 촉매가 되고 있다.
그 이유로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 미국 증시가 가격 부담에도 불구, 투자 및 소비와 관련된 일련의 거시지표가 호전되고 기업의 실적도 예상치를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미 증시 상승세는 가치주보다는 정보기술(IT) 등 성장주에 의해 주도되고 있으며 이러한 성장주 중심의 뉴욕 증시 상승이 국내 IT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둘째, 국내 기관투자자 주도의 비차익 프로그램 매물 이외에 완급 조절을 지속하게 하거나 주가 재상승 국면으로의 진입을 방해할 만한 강력한 매도 주체나 물량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적발표-매물출회-속도조절'이라는 학습효과가 재현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절대적인 매수 규모의 축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수 우위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과 매수차익거래잔고의 절대 수위가 높지 않다는 점은 증시 수급에 긍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삼성전자의 주가 견인력이 재현되고 있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의 지수 견인력이 이전에 외국인 주도의 단순 유동성 유입이나 일시적 변동성에 의한 가격 하락 및 복원과는 달리, 삼성전자 기업 실적의 '질적인 변화'라는 주가 재평가 요인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삼성SDI, 현대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재평가되는 것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지수 상승이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회복보다는 글로벌 경제의 순환적 회복과 몇몇 대기업의 실적 호조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근본적인 가치 재평가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설 이후는 물론 올 상반기 중 기업 실적 전망에 기초한 주가 차별화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올해 실적 개선 전망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삼성전자, 삼성SDI, 현대차, 기아차, 포스코, INI스틸, LG화학 등 우량주에 대해서는 '매수 후 보유(Buy & Hold)' 전략을 유지하고, 중소형 개별주 및 코스닥 시장에 대해서는 짧게 사고 파는 단기 매매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류 용 석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시황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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