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출입 업계에 골드러시(Gold Rush)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국제 금값 상승에 세금환급을 노리는 업계의 변칙적 가수요까지 몰리면서 대내외 거래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고 있다.25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월간 금 수입량은 지난해 10월 3억6,000만달러(전년 동월 대비 79.2% 증가)에 이어 11월 4억5,000만달러(124.1%), 12월 1∼20일 4억7,000만달러(436.8%) 등 초고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제 금값이 15년만에 최고치인 온스당 430.10달러(6일)를 기록하는 등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이달에도 1∼15일 수입량은 3억2,000만 달러에 달해 328.8%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금 수출도 큰 폭의 증가세로 돌아서 지난해 10월 2억7,000만 달러(132%), 11월 3억2,000만 달러(129.2%), 12월 1∼20일 4억1,000만 달러(524.1%)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 12월 20일까지 금 수출액(12억8,000달러)은 2002년 연간 수출액(9억4,000만 달러)을 넘어섰다.
이 같은 금 수출입의 폭증을 촉발시킨 대외적 요인은 달러화 약세다. 달러화의 투자매력이 떨어지면서 금이 대체 금융상품으로 부상, 시세차익을 노린 매수·매도 물량이 늘어난 것이다. 금값은 최근 단기급등 등에 따른 경계성 차익매물 증가로 24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물 가격이 408.70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추가상승 여력은 충분해 보인다. UBS 워버그는 달러화의 지속적 약세로 연말게 금값이 온스당 51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하지만 우리나라 금 수출입 물량이 비정상적으로 급증한 배경엔 '탈세수요'가 작용하고 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정부는 금 거래 양성화를 위해 지난해 7월부터 골드바(Gold Bar)에 대해 한시적인 부가가치세 면제조치를 취했는데, 일부 업자들이 금을 대량 수입한 뒤 곧바로 수출하면서 작년 7월이전 수입물량인 것처럼 속여 10%의 부가세 환급금을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과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의 '금사재기' 조짐도 나타나 순금 1돈(3.75g)의 국내 도매가격은 현재 6만3,000원 선으로 1년전보다 1만5,000원 가량 올랐다. 금에 투자하는 은행상품도 부유층 등의 인기를 끌어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11월 7일 판매를 시작한 '신한골드리슈'에 110억 여원이 몰렸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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