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지역에서 잇따라 발생한 조류독감(H5N1형)이 사람 사이에도 전파될 것인가.세계보건기구(WHO)는 "이에 대한 예측은 불가능하나 가능성은 높다"는 입장이다. WHO는 25일 현재까지는 조류간 또는 조류와 접촉한 사람에게만 바이러스를 옮기고 있는 조류독감이 인간 대 인간 감염을 일으킬 만한 확증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으나 감염 위험성은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지금 유행하고 있는 조류독감은 1997년 홍콩에서 6명의 사망자를 낸 조류독감 바이러스에서 소변이를 일으켜 유전형질이 다소 변했으며 사람간 전파가 가능한 돌연변이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조류독감의 사람간 전파에 대한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인간이 일반적인 독감바이러스와 조류독감바이러스에 중복 감염된 뒤 인체 내에서 바이러스의 유전자 재조합이 일어나 사람간 전파가 가능한 유전적 성질을 획득하는 것이다. 이는 세계적인 대유행을 일으킬 신종인플루엔자, 즉 '슈퍼독감'의 출현을 의미한다. 과거 조류독감으로부터 유래된 슈퍼독감은 1918년 스페인독감, 57년 아시아독감, 68년 홍콩독감 등이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수백만명에서 최대 5,000만명의 사망자를 냈다.
치사율이 30∼40%에 달하는 조류독감이 사람간 감염을 일으킬 경우 현재로선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는데다 건강한 성인조차 사망에 이를 만큼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유행성 독감과 같은 '높은 전파성' 때문에 격리수용조차 효과를 보기 어렵다. WHO는 신종 인플루엔자가 출현할 경우 전세계적으로 1억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고 28만∼65만명의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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