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도 99.99%의 황금에 투자하십시오! 모 은행에서 예금을 권유하는 문구다. 금 실물을 거래하지 않고도 통장으로 금을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금도 주식처럼 간접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주식시장 전망처럼 금값 전망도 자산증식의 정보로 자리잡게 됐다.우선 금값의 과거 추이와 역사적 사건들을 간략히 살펴보자. 국제 금 시장은 1972년에 본격적으로 형성됐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원조자금 집행과 수출부진으로 무역수지 적자를 내면서 달러가치가 떨어지게 되어 71년에 달러와 금의 태환 중단을 선언했다.
71년 이후 금의 화폐기능이 사라지면서 그동안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금 대신 달러로 외환보유고를 채우고 대신 보관하고 있던 금궤를 시장에 내놓았다. 이 때부터 국제 금값은 달러와 역의 상관관계로 움직였다. 73년부터 살펴보면 달러가치 하락 때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실질유가를 보상받기 위해 원유가격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73년 제1차 석유파동 이후 배럴당 10달러선을 조금 넘어섰던 원유가격은 2차 석유파동을 거치며 배럴당 40달러에 이르게 되었다.
달러가치 하락은 다시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 비중 확대로 이어졌다. 달러약세, 유가급등, 금값폭등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70년대 말까지 이어졌다. 폭등했던 금값은 80년 이후 경기호황 지속과 물가안정, 그리고 90년대 달러강세 정책 등으로 20년 넘게 장기 하락세를 이어왔다. 90년대 중반 이후에는 유럽연합(EU), 호주 등의 중앙은행이 금을 대량 매각하면서 온스당 250달러까지 하락했다. 99년 유럽 중앙은행들은 금값 안정을 위해 올해 9월까지 보유 금의 판매량을 엄격히 제한하자는 협정을 체결하면서 금값은 20년간의 장기 하락세를 마감하고 반전하기 시작했다.
또한 20년간 금 시장 불황으로 세계 금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금광들이 잇따라 폐업해 공급확대가 쉽지 않고, 백금가격은 2배 이상 급등하여 온스당 800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달러화 약세도 지속되고 있다. 이 바람에 금 값이 최근 400달러를 넘어섰다. 5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증권 시장에서는 이미 간접투자 투자시장이 열렸다. 3년 전 펀드 평가사들이 등장하여 공식적으로 간접상품의 수익률을 엄격하게 평가하고 있다. 직접투자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률을 지난 3년간 거두며 투자가들에게 신뢰를 얻어가고 있다. 이제는 종합자산관리계좌(랩어카운트), 주가지수연계증권(ELS), 안정형투자신탁(ARF) 등 이름마저 생소한 다양한 간접 상품들이 투자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금이 간접투자시장의 총아로 떠오를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미래에셋 리서치센터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