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부실 사태 등의 여파로 국민, 조흥 등 3∼4개 시중은행이 지난해 적자로 돌아서는 등 은행권의 영업실적이 급격히 추락했다.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3년 한해 동안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6,682억원으로 2002년(5조837억원)에 비해 47.5%(2조4,155억원)나 급감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은행의 영업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충당금 적립전 이익은 2002년보다 16.4% 증가한 17조4,151억원을 기록했지만, SK네트웍스 및 LG카드 여신에 대한 신규 충당금 적립이 늘어나면서 실제 이익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 한해 동안 국내 은행들은 LG카드 등 신용카드 부문에 5조2,903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고 SK네트웍스에 대한 충당금도 1조6,014억원이나 적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K분식회계 사태 등의 직격탄을 맞은 8개 시중은행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1조1,364억원으로 2002년(2조9,687억원)보다 61.7%(1조8,323억원)나 쪼그라들었다.
이 가운데 국민카드 흡수합병 이후 충당금 부담이 크게 늘어난 국민은행을 포함해 카드 부문의 부실이 누적된 3∼4개 은행이 적자로 전환된 것으로 추정됐다. 시중은행이 연간 기준으로 적자를 낸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다수 은행들이 지난해 부실을 상당부분 털어냈기 때문에 특별한 악재가 없는 한 실적이 다시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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