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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지역주의 도전을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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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지역주의 도전을 평가한다

입력
2004.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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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형 민주당 대표의 대구출마 결정은 돈 정치와 함께 우리 정치의 고질인 지역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준다. 물론 이면에는 지지도 추락으로 위기에 몰린 민주당을 살리고,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호남중진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있을 것이다.또 정치에 대한 불신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3당이 각축하는 예측불허의 선거전에서 이벤트성 선언으로 시선을 모으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지적도 있을 수 있다. 정치인에게 출신지역을 버리고 연고가 없는 곳에서 출마하라는 것은 지역대표성에 반하는 요구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조 대표의 대구행이 결단으로 비치는 것은 기득권에 완강한 우리 정치문화에서 자신을 버리는 드문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동료들에게 자기희생과 기득권포기를 요구하려면 대표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면서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지역주의의 높은 벽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최종 선택은 대구시민의 몫이지만, 조 대표는 대구행 결정으로 4·15총선이 지역주의 극복의 계기가 돼야 한다는 당위성을 제시했다.

그 동안 3김 정치의 아성에서 괴력을 발휘해온 지역주의 병폐는 일일이 나열할 필요조차 없다. 지역을 볼모로 국민을 편갈라 정치를 왜곡시키고, 국민통합과 국가발전을 저해한 사례가 한 둘이 아니다. 3김씨가 공천권을 쥐고 정치를 주무를 수 있었던 요인은 정치자금과 함께 지역주의라는 전가의 보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조 대표가 행동으로 보여준 결단의 의미를 헤아려야 한다. 정치에 식상해 있는 국민들은 정치인에게서 조그만 감동이라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에 목말라 하고 있다. 표를 의식한 제스처라도 좋으니 더 많은 '조 대표'가 나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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