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오와 코커스2004년 11월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게 대항할 민주당의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장정의 첫 시작부터 반전의 드라마가 연출됐다. 존 케리(매사추세츠), 존 에드워즈(노스 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선두를 형성한 19일의 아이오와 주 코커스(당원대회) 결과는 최근의 여론 조사 추이를 반영한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와 리처드 게파트 (미주리) 하원의원의 양강 구도로 압축됐던 초·중반 판세를 완전하게 뒤집은 이번 선거 양상은 향후 민주당 경선에 어떤 예측도 불허하게 하는 이변이다.
선거 결과는 케리의 선전과 에드워즈의 급부상, 딘의 추락과 게파트의 몰락으로 요약할 수 있다. 기적을 바랄 정도로 선거 초반 부진했던 케리 후보는 당당히 1위로 뛰어올라 부시 대통령에게 도전할 경쟁력 있는 후보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특히 월남전 참전 용사들의 지원을 받은 그는 전쟁 영웅으로서의 지도자상을 덧칠함으로써 본선의 최대 이슈가 될 안보 쟁점에서도 우위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강력한 2등'을 한 에드워즈 후보는 이번 선거의 최대 승자일 수도 있다. 이번 선거에 임하는 그의 당초 목표는 3위 정도를 유지, 자신이 표밭으로 삼고 있는 남부지역 예비선거 때까지 후보로서의 모멘텀을 잃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나 에드워즈는 1위 케리와는 근소한 차이로, 2위 딘과는 2배 가까운 차이를 벌리는 결과를 얻어 남부 지역에서의 대세 반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전국적 여론 조사 1위, 자금모금 1위, 유력 인사들의 공식 지지 선언 등 3대 호재를 안고도 3위로 밀려난 딘 후보는 이번 선거 결과로 대세론에 치명타를 입었다. 선거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가 무엇보다 부시 대통령에 대한 공격적인 언행으로 상승 국면을 이어오던 딘의 인기가 더 이상 탄력을 받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급격히 꺾일 수 있음을 알리는 조짐으로 해석하고 있다.
게파트 후보는 1988년 경선에서 1위를 했던 아이오와 주에서 단 한명의 대의원도 확보하지 못할 정도로 대패함으로써 더 이상 정치 생명을 이어갈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 인구가 적은 아이오와 주는 향후 대세를 가를 정도의 폭발력을 가지지는 못한다는 사실은 과거의 선거사가 증명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아이오와의 승자는 당장 27일 치러질 뉴 햄프셔 예비선거에서 지지율 소폭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1972년 이래 13번의 경선에서 두 주의 승자가 같은 경우는 3번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웨슬리 클라크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 사령관과 조지프 리버맨(코네티컷) 상원의원이 가세할 뉴 햄프셔 선거에서는 후보들간의 혼전 양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드 모인(아이오와주)=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 경선 1, 2위 누구
19일 미국인들의 화제는 민주당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한 존 케리(61) 상원의원과 존 에드워즈(51) 상원의원에 모아졌다.
두 사람 모두 상대 후보를 집중 공격하는 네거티브 캠페인 보다는 자신의 장점을 홍보하는 포지티브 선거 전략을 주로 구사했다.
존 케리 상원의원은 해군 장교로 베트남에 참전했던 변호사 출신이다. 그는 베트남전의 쓰라린 경험을 교훈 삼아 반전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매사추세츠주에서 검사, 부지사, 법무장관을 지낸 뒤 1984년 연방 상원에 진출, 현재 4선 의원이다. 현재 보스턴에 살고 있으며 부인 테레사 하인즈와 사이에 두 아이를 두고 있다. 부인 하인즈는 케첩 업체로 유명한 하인즈 가문의 상속인 존 하인즈 상원의원과 결혼했다가 그가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뒤 5억5,000만 달러의 재산을 물려받았다. 그러나 케리는 선거법 제한 때문에 부인 돈을 맘대로 쓸 수 없는 입장이다. 그는 집권하게 되면 부시 대통령의 일방적인 '우월주의 외교정책'에서 탈피해 '신동맹시대'를 열겠으며 특히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 양자 협상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케리 의원은 북핵 문제와 관련 "미국이 북한과 직접 협상을 거부한 것이 실수"라고 주장했다.
2위를 한 에드워즈 의원은 변호사 출신으로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상원에 출마해 당선된 초선 의원이다. 에드워즈 의원은 다른 후보를 거의 비난하지 않고 교육 등 민생 문제에 대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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