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장남인 김홍일 의원이 20일 민주당을 탈당한 것은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김심(金心·김 전 대통령의 마음) 잡기' 경쟁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변수이다.김 의원은 독자적 결정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당장 열린우리당에서는 "DJ가 민주당을 등졌다"는 식으로 몰아가려 하고 있고 민주당은 "DJ와는 상관없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김 의원이 전날 밤 DJ의 동교동 자택을 찾아가자 DJ는 "네 일이니 알아서 하라"면서도 "전국구로 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말만 놓고 보면 DJ가 아들의 민주당 탈당을 용인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우리당도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의원 측이 탈당 이유에 대해 "당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 좋지 만은 않았다"며 일각의 불출마 거론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이날 목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탈당 결심에 아버지의 뜻은 개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통령의 김한정 비서관은 "당사자에게 직접 확인하는 게 좋겠다"며 언급을 피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의원이 탈당 성명에 급히 '민주당이 처한 어려운 사정을 십분 이해한다'는 문구를 넣은 것도 민주당을 배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범기영기자 bum710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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