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시아파들이 '미군의 주권 이양 전 직접 선거 실시'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유엔이 직접 선거 가능 여부를 판단할 조사팀 파견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직접 선거를 둘러싼 미국과 시아파간 갈등에 돌파구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19일 뉴욕에서 아드난 파차치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 의장 등을 만난 후 "조사팀 파견을 검토하겠다"며 "이에 대한 결론은 유엔 내에서 좀 더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라크 내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시아파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유엔에 이라크 선거가 실시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일부 언론들은 직접 선거를 요구해온 시아파 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알 시스타니가 향후 유엔의 결정을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전하고 있어 유엔의 조사단 파견 여부 및 조사단의 결정은 향후 이라크 정국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이날 이라크 바그다드에서는 수 만 명의 시아파 교도들이 6월 이전 직접 선거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며 미국을 압박했다.
사담 후세인 몰락 후 최대 규모로 기록될 이번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간접선거를 통한 과도 의회 및 정부 구성은 미군정에 의한 또 다른 임명"이라며 '직접 선거 실시''점령을 끝내라'등의 구호를 외쳤다.
알 시스타니의 대리인인 하셈 알 아와드는 연설을 통해 "이라크인들은 직접 선거와 정의와 평등을 실현할 헌법을 원한다"며 이 요구를 미국이 거부할 경우 전국적인 시민 불복종 운동이 일어날 것임을 재차 경고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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