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유∼."한복 곱게 차려 입고 세배를 올리던 '꼬마 얼짱' 심혜원(7)양과 이병준(6)군. 그런데 조개 같이 예쁜 입에서 난데없이 충청도 사투리가 튀어나온다. 혜원이 충청도가 고향인 아빠를 흉내 내 새해 인사를 전하자, 장난꾸러기 병준은 한 술 더떠 입술을 있는대로 쑥 내밀며 "유∼∼∼" 하고 메아리까지 만든다.
설 하면 뭐가 제일 먼저 떠오를까. "어른들한테 세배하는 거요."(혜원) "떡국 먹는 거. 그러면 한 살 더 먹는대요."(병준) 모범답안을 내놓는다 싶었는데 둘 다 약속이나 한듯 "근데, 설보다 크리스마스가 더 좋아요"라고 말을 잇는다. "크리스마스 땐 선물도 받고, 츄리(트리)도 만들잖아요"라는 설명 외에도 저마다 다른 깜찍한 이유를 댄다. "세뱃돈 받으면 엄마가 다 가져가요."(혜원) "나이 먹으면 어른 되는데, 아직 하고 싶은 거 못 정해서 어른 되기가 싫어요."(병준)
내친 김에 장래 희망을 물었다. 수줍음 많은 혜원이가 "비밀"이라며 웃기만 하자 곁에 있던 어머니 채영수(35)씨가 "애견센터 주인"이라고 귀띔한다. "CF 찍으면서 강아지를 아주 좋아하게 됐는데 집에서 못 키우게 하니까 커서 애견센터를 하고 싶다네요. 강아지랑 실컷 놀겠다며." 병준이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탈이다. "안 가르쳐줘요"하고 한참을 빼더니 "미술 선생님, 피아노 선생님, 컴퓨터 선생님…"하며 끝도 없이 늘어놓는다.
'리틀 심은하'로 불리는 혜원이는 18개월 때 우유 광고로 데뷔, 썬키스트NFC '사그락 사그락' CF로 스타덤에 올랐다. 천사 같이 해맑은 '100만불 짜리' 미소를 앞세워 삼성 래미안, 크라운 베이커리, KT, 고향만두 등 벌써 10여 편의 CF를 찍었고, 지난해 성탄절에는 아역 스타 강윤도, 정다빈과 함께 깜찍한 캐럴 음반을 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혜원이에게 2004년은 아주 특별한 해다. 학교에 입학하기 때문이다. 올 초 교회에서 새해 소원을 빌 때도 가장 먼저 "좋은 선생님, 좋은 친구들 만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했단다.
병준이는 아역 탤런트로 잠깐 활동한 누나를 따라다니다 우연찮게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MBC '로망스'로 데뷔, '맹가네 전성시대' KBS '아내' '로즈마리' 등에 잇따라 출연하며 아역 스타의 자리를 굳혔다.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을 묻자 '로즈마리' 촬영 때 함께 신나게 놀아준 "두나 짱"(배두나)을 꼽는다. 그런데 혜원이가 "장나라 언니가 제일 좋다"고 하자 "나도 나라 누나가 좋다"고 금세 마음을 바꾸는 것이 영락없는 개구쟁이 꼬마다.
1년 동안 아동복 모델을 함께 해 남매처럼 친한 두 꼬마는 서로를 어떻게 생각할까. 수줍음 많은 혜원이는 "좋아요. 그래도 제 동생이 더 좋아요"라고 말을 흐린다. 병준이는 엉뚱하게도 "누나 콧구멍이 제일 예쁘다"면서 "근데 우리 누나, 미술학원 친구 다혜, ('로즈마리' 함께 찍은) 한지혜 누나도 예뻐요"라며 두루두루 챙기기를 잊지 않는다.
끝으로 새해 인사를 부탁했다. "건강하세유∼." 혜원이의 재치 있는 인삿말에 이어진 병준이의 엽기적인 새해 인사 한마디. "방귀 많이 뀌세유∼. 히히히. "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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