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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미셸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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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미셸 위

입력
2004.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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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끝난 미국PGA투어 소니오픈 1, 2라운드에서 미셸 위(14·한국이름 위성미)는 골프의 새로운 역사를 예고했다. 한 타 차로 PGA사상 첫 여성 컷오프 통과는 이루지 못했지만 그녀가 펼친 플레이는 경이로운 재능과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1, 2라운드 이븐파 기록은 지난해 5월 PGA콜로니얼대회에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기록한 4오버파와 비교되며 특히 두번째 라운드 2언더파는 미국PGA사상 첫 여자선수 언더파 기록이다. 미셸은 144명의 참가선수 중 짐 퓨릭, 대런 클라크, 케니 페리 등 대선수들과 함께 공동 80위에 올랐고 존 쿡, 스콧 호크, 애담 스콧 같은 쟁쟁한 선수들을 제쳤다.■ 소니오픈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미셸을 보는 시각이다. 11세에 하와이 주니어골프챔피언십 우승, 13세때인 지난해 LPGA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 공동 9위, US여자아마추어 퍼블릭링크스챔피언십 우승 등의 성적에 찬사가 쏟아졌지만 미셸의 성공 가능성엔 유보적인 시각이 주류였다. 톰 레먼(Big Easy로 불리는 어니 엘스를 상기해 우아하고 힘찬 스윙을 가진 미셸에게 Big Wiesy 라는 애칭을 붙였다)이나 로라 데이비스, 소렌스탐 같은 선수들이 미셸의 천재성을 알아봤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천재적 재능을 발휘할 지에 대해선 대부분 의구심을 감추지 않았다.

■ 소니오픈을 치른 뒤 이런 분위기는 돌변했다. 동반했던 선수는 물론, 옆에서 지켜본 선수들은 미셸의 스윙에 넋을 잃었고 언론은 다투어 스타탄생을 알렸다. 게리 플레이어의 캐디로 이번에 미셸의 골프백을 멘 보비 버웨이는 "내가 본 스윙 중 최고"라고 감탄했고 지난해 소렌스탐과 함께 라운드 했던 예스퍼 파네빅은 "그때보다 100배나 더 인상적이었다. 미셸은 경이다"라고 흥분했다. 언론도 "어떤 자리에 오르지 않았지만 이미 팡파레는 울린 셈"(LA타임스) "타이거 우즈 이래 가장 관심 끄는 골퍼"(뉴욕타임스)라고 보도했다.

■ 3,000명이 넘는 갤러리들이 운집하고 전문가들이 극찬하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탁월한 신체조건, 힘과 부드러움과 속도가 이상적으로 조화를 이룬 완벽한 스윙, 뛰어난 자제력과 골프에 대한 열정, 미소가 떠날 줄 모르는 앳된 외모 등 최고의 골퍼가 갖춰야 할 덕목을 완비했음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박세리 선수가 IMF때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듯, 미셸이 우리에게 새로운 꿈과 용기를 줄 날을 기다린다. 머지 않아 세계 골프 팬들이 미셸을 경배하는 날이 오리라. 그리고 새로운 골프역사가 쓰여지리라.

/방민준 논설위원 mjb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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