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바람은 2004년에도 시장의 뜨거운 테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M&A 시장이 회복국면을 보이는데다 국내에서도 M&A 규제완화 등 시장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먼저 전세계 M&A시장이 그 동안의 침체를 딛고 회복국면을 보이고 있다.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2002년 1조2,000억 달러에 달했던 M&A시장규모는 2003년 1조2,800억 달러로 약 6.7%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M&A는 경기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경기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올해에는 전세계적으로 M&A가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성격이 다소 다르긴 하지만 국내 코스닥시장에서도 M&A가 증가하고 있다.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최대주주 변경기업의 숫자는 2001년 100개에서 2002년 115개, 지난해 140개로 꾸준히 늘어났다.
그리고 정통적인 M&A, 즉 시가총액 대비 기업의 가치가 우수한 기업에 대한 M&A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그 동안 우리시장에서 M&A는 거래소의 경우 채권전환형 M&A, 즉 주로 관리나 화의 등 구조조정중인 기업의 채권을 사서 출자전환을 통해 주식으로 변경, 기업을 인수하는 형태로 진행돼왔다. 코스닥에서는 장외에서 자금력이 있는 기업 중 신규등록조건에 미달되는 기업이 장내의 부실기업을 인수, 합병하는 간접 등록(A&D)이 유행했다. 거래소나 코스닥이나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보다 주로 인수비용이 낮은 한계기업이 M&A 대상이 되어 온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소버린의 SK 지분인수를 시작으로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적대적 M&A시도, 그리고 현대차 등 외국인 지분율이 많고 기업가치가 높은 기업에 대한 시중의 관심이 쏠리면서 기업가치나 계열가치가 우량한 지주회사가 M&A의 핵심이 되고 있다.
정부가 M&A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국제적 추세를 따를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93년에도 정부가 증권거래법 200조를 폐지하면서 자산주가 크게 상승했다. 사모M&A펀드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있으며 코스닥도 간접등록 관련 규제를 보완할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말과 연초에 경영권이 바뀐 기업이 급증한 원인도 이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 신규자금이 M&A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소위 이헌재 펀드 등 그 동안 주로 외국인에 의해 좌우됐던 대형M&A에 대해 토종자본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결국 M&A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투자 저변을 넓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여러 정황들을 감안할 때 작년에 불붙은 M&A관련주에 대한 관심은 올해 더욱 만개할 전망이다. 다만 올해는 주대상이 그 동안 유행했던 채권전환형이나 간접등록을 위한 한계기업에서 계열가치가 우량한 지주회사로 바뀔 전망이다. 따라서 SK, SKT,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현대차, 현대산업개발, 한화, 금호산업, 동부건설, 한솔제지, 코오롱 등 홀딩컴퍼니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관심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박 동 명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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