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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좀 겨울에 발 좀 봐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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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좀 겨울에 발 좀 봐주마!

입력
2004.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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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이모(32)씨는 '왕무좀'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여름이면 무좀으로 인해 진물까지 끊이지 않는다고 동료들이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동료들은 이씨가 신는 슬리퍼조차 꺼릴 뿐 아니라 수시로 손을 깨끗이 씻었는지 물어보곤 한다. 그래서 이씨는 이번 겨울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무좀을 잡기로 했다. 실제로 무좀은 겨울이 치료 적기다.무좀 알아야 고친다

무좀은 우리 나라 전체 인구의 10% 정도가 앓을 정도로 흔한 피부 질병이다. 20∼40대에 가장 많이 발병하며 무좀 환자 4명 가운데 1명은 가족도 무좀으로 고생한다.

무좀은 따뜻하고 습도가 높은 곳에서 생활하거나 땀이 많이 나고 비만인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당뇨병이나 백혈병 환자, 스테로이드제제나 면역억제제 복용자 등도 무좀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 환자 중에는 무좀으로 인해 발이 썩어 들어가 절단 수술을 받는 사람도 있다.

무좀은 '피부사상균'이라는 곰팡이 감염증. 피부사상균은 피부의 겉부분인 각질층이나 머리털, 손톱, 발톱 등에 침입해 기생하면서 피부병을 일으킨다. 주로 목욕탕과 수영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빗, 발판, 슬리퍼, 마룻바닥에 환자로부터 떨어져 나온 때나 각질에 숨어 있다가 다른 사람에게 옮긴다. 무좀균은 발뿐 아니라 손·발톱(조갑백선), 몸통(체부백선), 사타구니(완선), 머리(두부백선), 손(수부백선) 등 다양한 부위에 침투할 수 있다.

왜 겨울에 치료하나

무좀은 37도의 온도와 적당한 습기, 영양분을 필요로 한다. 여름에는 이 세가지가 모두 충족돼 무좀균의 번식이 왕성해진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증세가 심해지는 여름철에 치료를 한다.

하지만 무좀은 여름에 비해 상대적으로 균의 번식력이 떨어지고 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겨울철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정기양 교수는 "겨울철에 무좀을 치료하면 치료기간을 여름철보다 훨씬 더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겨울철에 치료를 하면 완치 확률이 높고 재발률도 여름철 치료보다 훨씬 적다.

어떻게 치료하나

무좀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무좀보다 더 끈질겨야 한다. 며칠 치료해 증세가 크게 호전되었다고 치료를 중단하면 도로아미타불이 된다.

기본은 무좀이 발생한 부위를 비누와 물을 사용해 깨끗이 씻은 다음 헤어드라이어로 물기를 말린 후 항진균제 연고를 6주 정도 꾸준히 발라주는 것. 무좀 부위 주변의 정상부위에도 발라주는 것이 좋다.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동윤 교수는 "대부분의 무좀은 부작용이 적은 국소도포용 항진균제만으로도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곰팡이균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는 먹는 약을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재 시판 중인 먹는 무좀약으로는 스포라녹스(한국얀센), 라미실(한국노바티스), 디푸루칸(한국화이자) 등이 있다. 다만 다른 질환으로 약을 복용 중인 사람의 경우 무좀약을 장기복용하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복용 전에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무좀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물론 발을 건조하고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회사원인 경우 사무실에서는 구두보다는 샌들을 신고 있는 것이 좋다. 양말은 화학섬유로 된 것보다는 땀을 잘 흡수하는 면 양말을 반드시 매일 갈아 신도록 한다. 또 무좀 환자 가운데 상당수는 가족에게 옮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수건과 슬리퍼, 양말 등을 따로 쓰는게 좋다.

한편 식초나 알코올 등 같은 민간요법은 염증이나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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