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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인과 31년 순애보 北 리영희씨 한국 이복동생들과 "감격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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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인과 31년 순애보 北 리영희씨 한국 이복동생들과 "감격 상봉"

입력
2004.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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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초월한 31년 간의 사랑 끝에 2년 전 베트남인과 결혼한 북한 여성 리영희(56)씨가 18일 마침내 한국의 이복 형제들과 상봉했다.리씨는 이날 하노이 시내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이복 남동생 이완일(48·건설업·경기 성남시) 완호(47·도화종합기수공사 상무·경기 성남시)씨 형제를 만났다. 완일, 완호씨 형제는 영희씨의 생부인 이효진(1979년 사망)씨가 1950년 10월 단신 월남한 뒤 한국에서 만난 유영옥(74)씨 사이에 본 아들들로 17일 새벽 아시아나항공이 제공한 무료항공권으로 베트남에 도착했다.

완일씨는 "사진으로만 보던 누님을 직접 보니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보는 것 같다"고 감격해 했다. 완호씨도 "누님 부부를 한국에 초청해 돌아가신 아버님 산소를 찾고 가족잔치도 벌이고 싶지만 아직 누님이 북한 국적이라 남북한 정부의 협조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형제는 그 때까지 1년에 2∼3차례 베트남을 방문해 혈육의 정을 나눌 생각이다. 1시간 가량 집에서 머물면서 서로 준비한 선물을 주고 받고 옛날 앨범을 꺼내 정담을 나눈 이들 남매는 근처 한국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점심을 함께 하면서 이야기 꽃을 피웠다.

리씨는 "동생들이 하루 밖에 자고 가지 못해 섭섭하다"며 "다음 방문 때는 어릴 때 함께 뛰놀던 사촌오빠 완혁씨 등 나머지 가족들과도 만나고 싶다"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리영희씨는 1972년 북한에 유학을 온 현재의 남편 팜 응옥 카잉(55·하노이시 사이클연맹회장)씨를 만나 서신으로 사랑을 나누다 2002년 5월 북한을 방문한 천득렁 베트남 주석(대통령)과 북한정부의 배려로 31년 만에 결혼한 순애보의 주인공이다.

/하노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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