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한국시각) 소니오픈(총상금 480만달러) 3라운드가 열린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골프장(파70·7,060야드). 이날 경기는 4언더파 66타(13언더파)를 치면서 2위에 올라 타이틀 방어 가능성을 높인 어니 엘스(남아공)와 7언더파 63타의 슈퍼샷을 터뜨린 데이비스 러브3세(미국), 그리고 1타차 박빙의 단독 선두로 5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해리슨 프레이저(미국)의 선두 경쟁이 불꽃을 뿜었다.그러나 이날 와이알레이에는 전날 같은 흥분도 환호도 찾아볼 수 없었다. 모든 사람들이 1타차로 아깝게 컷 통과에 실패한 미셸 위(15·한국명 위성미)를 그리워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이날 골프장에는 미셸 위를 따라다니던 구름관중도, 언론의 취재경쟁도 감쪽같이 사라지면서 대회 열기도 한풀 꺾인 모습을 보였다. "라커룸에서는 여전히 미셸 위가 화제였다"는 러브3세는 "오늘 이 곳은 따분해 보이기까지 한다"며 미셸 위의 컷 탈락을 아쉬워했다.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3라운드 중간중간 미셸 위의 경기 장면을 다시 보여주면서 중계석에 미셸 위를 초대, 코멘테이터로 코스에 서게 하기도 했다.
둘째날 미셸 위의 성적은 2언더파 68타. 미프로골프(PGA) 사상 최초로 여자선수가 기록한 언더파 성적이다. 합계 이븐파 140타(공동 80위)로 컷 통과에는 실패했지만 미셸 위가 보여준 플레이는 엄청난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미셸 위가 회의론자들을 잠재우다"라는 제목과 함께 "미셸 위가 타이거 우즈 이래로 가장 관심을 모으는 아마추어 골프 선수로서 자리를 굳혔다"고 평가했다. ESPN의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68.4%가 여성의 남자 대회 출전에 대한 생각을 바꿀 만큼 미셸 위의 활약은 골프팬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LA타임스도 "그녀가 아직 어떤 자리에 올라선 것은 아니지만 이미 팡파레는 울린 셈"이라며 활약을 예고했다.
남자선수들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노장 골퍼 톰 레먼(미국)은 "매우 성숙하고 강하다. 놀라운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극찬했다. 1, 2라운드를 함께 치른 크레이그 보든(미국)도 "미셸 위에게는 굉장한 미래만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셸 위의 도전에 쓴소리를 했던 어니 엘스도 "정말 엄청난 사건이 일어날 뻔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대해 미셸 위는 "나는 LPGA와 PGA에서 모두 뛸 수 있다"며 재도전 의지를 다졌다.
한편 두번째로 PGA투어에 입성한 나상욱(21·코오롱엘로드)은 이날 이븐파 70타에 그치면서 중간합계 5언더파 205타로 전날 공동 18위에서 공동 27위로 순위가 밀렸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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