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종로구 종로5가 79의 1번지에서 혜화동 132번지 혜화동 로터리에 이르는 길인 대학로는 한국 연극계의 뜨거운 심장이다. 심장이 뜨거운 피를 뿜듯 대학로는 수많은 신인 연출가와 배우, 무대 스태프들을 배출했다. 그런 대학로에서도 유달리 뛰어난 연출가들의 산실이 되어 온 곳이 있다.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가 바로 그곳. 혜화동 1번지가 이 달로 10주년을 맡았다.혜화동 1번지는 1994년 1월 당시 40대이던 김아라, 유근혜, 박찬빈, 이병훈, 황동근, 이윤택 국립극장 예술감독, 채승훈 서울연극협회 회장 등 한국 연극계를 주도하고 있는 연출가들이 700만원 씩을 투자해 개관한 소극장. 동인 작업을 통해 점차 빛을 잃어가는 연극인들의 도전정신을 복원한다는 목표를 설정했으며 94년 '제1회 연극판―관점 94 세가백황파전'을 비롯한 소극장 연극운동을 꾸준히 이끌어왔다.
2기는 40대였던 1기보다 10년 젊은 30대의 팔팔한 청년 연극인 5명이 뭉쳐 '연극의 독자성을지키는 소집단 문화운동'을 선언했다. 김광보, 박근형, 손정우, 이성렬, 최용훈 등 현재 연극계에서 주목 받는 연출가들인 그들은 세 번의 페스티벌을 혜화동 1번지에서 펼치며 독특한 내용과 형식을 선보였다. 혜화동 1번지는 김낙형, 오유경, 박장렬, 송형종, 양정웅 등이 3기를 결성, 오늘에 이르고 있다.
문화기획집단 문화아이콘과 혜화동 1번지 3기 동인들은 혜화동 1번지 10주년을 맞아 28일부터 2월1일까지 '허브의 연인들', 2월4∼8일 '구름을 지어'를 잇따라 선보인다. '1번지 단상'이란 이름으로 공연되는 두 연극은 각각 3기 동인인 김낙형, 오유경과 그들이 이끄는 극단 죽죽(竹竹)과 그룹 動·시대가 참여하는 프로젝트다. '허브의 연인들'은 인기 없는 소설을 쓰는 마흔 살 여자의 삶을 다룬 '구름을 지어'는 서른을 앞둔 세 여자의 어린 시절을 그린다.
1기 동인으로 참여 했던 이윤택 국립극장 예술감독은 혜화동 1번지가 10주년을 맞은데 대해 "대학로의 젊고 다양한 연극이 한데 모이는 집결지로 성장한 데 대해 정말 경이롭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02)762―0810
/김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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