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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크 잇단 비하·정책에도 공공연히 반대 佛내무장관 "겁없는 대선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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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크 잇단 비하·정책에도 공공연히 반대 佛내무장관 "겁없는 대선행보"

입력
2004.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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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내무장관. 직함으로 볼 때 엄연히 위아래가 있지만, 프랑스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사진) 내무장관이 2007년 예정돼 있는 대선을 염두에 두고 벌이고 있는 노골적인 정쟁을 두고 하는 말이다.최근 사르코지 장관의 발언과 행적을 보면 그가 대통령에게서 임명장을 받은 관료란 것이 무색할 정도다.

프랑스 언론은 연일 그의 튀는 행동을 상세히 전하면서 두 사람이 회의실에서 같이 머리를 맞댈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꼬집고 있다.

가장 최근의 신경전은 일본 전통 씨름인 스모를 두고 사르코지 장관이 한 발언. 그는 15일 중국 홍콩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름을 발라 머리를 틀어올린 뚱뚱이들이 하는 운동을 어떻게 좋아할 수 있느냐"며 "지적인 운동과는 정말 거리가 멀다"고 스모에 대해 독설을 내뱉었다. 그가 스모를 알고 한 말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 발언이 시라크 대통령을 겨냥했다는 것을 모르는 프랑스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시라크 대통령이 일본문화에 심취해 있고, 특히 스모는 외국 정상과 만나는 자리에서도 화젯거리로 삼을 만큼 애착을 갖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사르코지 장관은 한술 더 떠 "홍콩은 마법의 도시이지만, 도쿄나 교토는 숨이 막힐 뿐"이라며 이집트에서 자주 휴가를 보냈던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문화적 안목을 갖고 있었다"고 해 은근히 3선을 노리는 시라크 대통령을 깎아내렸다.

앞서 사르코지 장관은 내외신 기자 250여명을 내무부로 불러 자신의 업무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가 하면 '시라크 정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소속 의원 100여 명을 초대해 만찬을 벌이는 등 시라크 대통령의 신경을 건드리는 행보를 연일 계속했다.

한 언론과의 회견에서는 "시라크 대통령은 나를 미워하지 않는다, 두려워한다"고 노골적인 자신감을 드러냈고, 대통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슬람교도 등 소수계 우대정책을 지지한다고 거듭 밝히기도 했다.

언론들은 "2002년 취임 이후 치안에 성공해 시라크 대통령보다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것이 이런 자신감의 배경"이라며 2007년 대선출마를 밝힌 사르코지 장관과 3선 도전을 부인하지 않고 있는 시라크 대통령과의 '격돌'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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