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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凡 암살의 진실찾아 미국갑니다"/23년째 배후 규명노력 권중희씨 네티즌 성금으로 美개입설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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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凡 암살의 진실찾아 미국갑니다"/23년째 배후 규명노력 권중희씨 네티즌 성금으로 美개입설 조사

입력
2004.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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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꼭 백범 암살의 배후를 알아내고 싶습니다."1982년 백범 김구 선생의 암살범 안두희를 쫓아 다니는 것을 시작으로 23년째 백범 암살 진상규명에 매달리고 있는 권중희(67·사진)씨는 요즘 방미준비에 여념이 없다. 미국 워싱턴DC 근교 칼리지파크의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에 보관돼 있을지도 모르는 백범 암살 관련 자료를 찾으러 2월 초 출국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권씨가 미국행을 결심한 것은 안두희를 추궁한 끝에 미 전략사무국(OSS)모 중령이 안두희에게 암시적으로 암살을 요구했다는 사실을 밝혀낸 1992년이었다. 백범 암살에 이승만 전 대통령 등 한국 내 권력실세들 외에도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을 가지게 된 것. 그 외에 안두희의 수기 '시역의 고민'이 미국을 찬양하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는 점과 나중에 안두희가 OSS의 요원이었음이 밝혀진 사실 등을 미루어 미국 배후 가능성을 더욱 키우게 됐다.

권씨의 방미에는 네티즌의 힘이 컸다. 한 인터넷신문이 지난해 11월28일 '권중희씨 미국 보내기' 모금에 나서 12월 31일까지 총 3,699만9,000원을 모으는데 성공한 것. 게다가 미국에 있는 유학생들이 자료 검색을 도와주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권중희씨는 "한달 체류비인 목표액 3,000만원을 훌쩍 넘겼다"면서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고 말했다. 미 국립문서보관소에서 백범관련 자료를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권씨는 "솔직히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본다. 하지만 이번에 열매를 맺지 못하더라도 후대에 다른 누군가가 다시 이런 일을 할 수 있도록 씨를 뿌린다는 기분이다"고 말했다.

권씨는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친일인명사전 편찬 관련 예산 5억원이 전액 삭감되는 것을 보고 의지를 다잡았다. "백범 암살도 따지고 보면 친일이라는 뿌리에서 자란 싹 아니겠습니까. 이번에 반드시 백범 암살에 대한 진실을 밝혀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최영윤기자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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