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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봐, 숲속 나무 겨울눈이 웃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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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봐, 숲속 나무 겨울눈이 웃고 있어

입력
2004.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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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눈 합창단토미나리 타다오·모기 토오루 사진 엄기원 옮김. 한림출판사 발행 4,000원

겨울철 벌레를 찾아서

미야타케 요리오 글 마츠오카 타츠히데 그림 예상렬 옮김. 한림출판사 발행 7,500원

겨울 숲은 앙상하다. 쓸쓸하고 조용하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봄을 준비하며 조용히 부산을 떠는 작은 생명들을 찾을 수 있다. 겨울 숲에는 누가누가 숨어서 소곤소곤 꼬물꼬물 하고 있을까.

'겨울눈 합창단'은 나무의 겨울눈, 즉 봄이 오면 새 잎이나 꽃이 돋아날 자리를 확대해서 찍은 사진집이다. 왕가래나무, 쉬나무, 등나무, 아까시나무, 팽나무 등 28종의 겨울눈을 보여주는데, 저마다 재미난 표정을 띤 것이 꼭 얼굴 같다.

왕가래나무 겨울눈은 포근한 모자와 목도리로 얼굴을 감싼 채 '아이 추워' 하고 움츠린 꼬마 모습인데, 소태나무의 겨울눈은 '춥긴 뭐가 추워' 하고 하하 웃고 있다. 나무수국 겨울눈은 두 손을 모은 채 '빨리 봄이 와야할 텐데…' 하고 기다리는 눈치고, 다닥다닥 붙은 가래나무 겨울눈은 나무 위에 쪼르르 올라 앉은 원숭이 같다.

눈여겨보지 않으면 놓쳤을 겨울눈의 귀엽고 신기한 표정을 카메라 렌즈가 꼼꼼하게 붙잡았다. 눈·입처럼 보이는 부분은 줄기나 가지에서 잎이 붙어있던 흔적이고 그 위에 둥글거나 뾰족한 모자처럼 얹힌 것이 겨울눈이다. 빙그레 웃음 짓게 만드는 이 예쁜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당장 숲으로 달려가 겨울눈을 만나고 싶어진다.

'겨울철 벌레를 찾아서'는 겨울 숲에 숨어 있는 벌레들의 다양한 겨울나기 모습을 세밀화로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나뭇가지 끝에는 나방의 고치나 사마귀의 알주머니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고, 커다란 돌 밑이나 썩어서 푸슬푸슬한 나무 둥치, 말라버린 풀의 밑동, 산불 조심 팻말 뒤에서도 벌레들을 찾을 수 있다. 추워서 꼼짝 하지 않고 있지만 봄이 오면 신이 나서 활개를 치고 돌아다닐 녀석들이다.

벌레를 무척 좋아하는 주인공 아저씨를 따라 겨울 숲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 보면 무슨 벌레가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숨어있는지 알 수 있다.

이 두 권의 책은 겨울 산책에 데려갈 친구로 좋겠다. 멀리 숲까지 가지 않고 집 근처 가까운 공원이나 가로수만 잘 살펴봐도 겨울눈과 벌레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아이 손을 잡고 벌떡 일어나 이 친구들을 찾으러 밖으로 나가보자. 겨울눈의 소리 없는 합창, 겨울 벌레들의 조용한 움직임이 반갑게 맞아줄 것이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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