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한국대사관은 윤영관 장관의 경질 소식이 전해진 뒤 무거운 침묵에 싸였다. 대사관의 간부들과 직원들은 "참담할 뿐이다. 그러나 외교는 이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더 이상 말을 이으려 하지 않았다.외교부 직원들의 공·사석 발언이 불거져 윤 장관 경질로 이어진 때문만은 아니었다. 대사관 직원들은 침묵 속에 윤 장관 경질의 불똥이 대미 외교의 일선 창구인 주미 대사관으로 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감추고 있었다. 무엇보다 주미 대사관 관계자들은 자주냐 동맹이냐는 외교의 이념논쟁이 향후 외교관 접촉의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를 우려했다. 외교부 북미 라인이 노무현 대통령의 자주외교 정책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터에 당장 미 국무부나 백악관 관리들에게 윤 장관이 물러난 배경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해 하는 외교관들도 있었다. 한 외교관은 "우리가 먼저 말을 꺼내지 않으면 저 쪽에서 먼저 묻지는 않겠지만…"이라며 말을 흐렸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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