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스키 활강 뒤엔 입맛도 짜릿하게….겨울철 스키어들을 사로잡는 것은 하얀 슬로프 뿐이 아니다. 맛있는 먹거리들 또한 스키어들을 유혹한다. 스키어들의 입맛을 아는 듯 스키장 인근에는 유달리 맛집들이 많다. 한정식부터 김치전골 설렁탕까지….
생각보다 그리 멀지도 않다. 보통 스키장에서 차로 5분 이내. 스키장으로 가는 길이건, 스키장에서 나와 집으로 갈 때이든 잠깐만 시간을 내면 입이 즐거워진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양지파인리조트 인근 맛집
옛날밥상 (031)336-3439
경기 용인에 있는 양지리조트는 전통적으로 고기 메뉴가 유명한 지역. 하지만 최근 전통 시골밥상을 차려주는 맛집이 등장했다. 양지 IC에서 백암가는 방향으로 가다보면 청소년수련원 올라가는 언덕길에 자리잡은 '옛날밥상'. 이름 그대로 옛날 밥상에 오르던 음식들을 차려 준다.
이 집 음식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계란찜. 뚝배기 위로 푹 익은 노란 계란이 불룩 솟아 있다. 주인 조은정씨는 "계란을 찔 때 물을 섞지 않고 센 불로 저어주면 그렇게 된다"고비법을 공개한다. 노란 땟갈이 보기에도 화사하지만 김이 모락모락 날 때 한 숟갈 떠 먹어보면 행복감이 느껴진다. 배추김치와 우거지, 된장 등을 맛 보면 시골냄새가 확 난다. 뒷마당에 오래된 항아리를 파묻어 놨는데 여기서 꺼내온 김장김치는 보기부터 재래식으로 삭힌 듯한 땟갈이 난다.
식사 후 보리밥 누룽지가 나오는 것도 특색. 직접 한 보리밥을 눌쳐 만든 누룽지에 국물이 듬뿍 담겨 있다. 뚝배기에 끓여낸 우거지와 솎은 배추, 묵은 김치 볶음, 들깨 가루를 묻힌 토란 줄기, 동치미 총각무 시금치 등 나물과 반찬들은 모두 전라도식. 주방 인원이 모두 호남사람들이다. 7,000원. 돼지고기를 연탄불에 직접 구워먹는 돼지연탄구이도 맛있다.
신촌댁설렁탕 (031)321-1820
양지파인리조트 입구에서 터미널 가는 길목에 7년전 자리잡은 설렁탕 전문점. 구수한 탕 국물에 함께 먹는 신 깍두기, 그리고 함께 나오는 돌솥밥으로 유명하다.
이 집 탕맛의 비결은 지하 120m 천연암반수에서 채취한 생수를 사용한다는 것, 그리고 들통이나 가마솥 대신 압력 추출탱크를 이용해 국물의 원액을 뽑아낸다는 점이다. 주인 박용덕씨가 개발한 압력탱크에서 24시간 가까이 고아 국물을 낸다. 5,000원.
주인 박씨는 설렁탕 맛이 알려지면서 최근 설렁탕 국물을 만들어 상품화했다. 브랜드명은 '신촌댁식품'. 전국에 10개 지점이 있고 일본 등 외국 수출에도 나서고 있다.
지산리조트 인근 맛집
지산가든 (031)638-8626
경기 이천시의 지산리조트 인근에 가면 시골 냄새가 더욱 진하다. 상호가 갈비집 인상을 풍기는 지산가든은 알고 보면 토속음식점. 가든이라고 하니 지레 겁먹기 쉽지만 가격도 부담없다. 흑돼지 소금구이(8,000원)와 김치전골(6,000원)이 대표 메뉴이다.
지산리조트 입구 근처에서 1998년 문을 연 이 집 바로 옆에는 꽤 넓은 텃밭이 있는데 여기서 재배한 야채들이 식탁에 오른다. 겨울에는 배추 파 무 감자 고구마 등을, 봄에는 상추 오이 호박 풋고추 등을 심어 계절별로, 시차별로 수확한 것들이다. 주인 김수용씨가 농사를 짓고 부인 변희숙씨는 식당 관리를 맡는다.
보통 고기를 먹고 시키는 음식은 된장찌개. 하지만 이 집에서는 특이하게도 고기를 먹은 후 김치전골을 시킨다. 역시 바로 옆 텃밭에서 재배해 수확한 배추로 김치를 담가 땅 속에서 푹 익힌 것만을 쓴다.
이 모든 음식은 주방 솜씨. 역시 주인 김씨 가족이 맡는다. 둘째딸 김혜란씨가 음식을 하는데 그녀는 국제요리대회에 나가 은상과 동상을 수상했던 재원. 음식 만드는 것이 너무 좋아 아예 주방을 꿰찼다. 큰 언니 김혜진씨도 스키시즌에는 식당일을 맡느라 이천에 내려와 산다.
제일가든 (031)631-5999
쌀 하면 역시 이천 쌀. 이 집에서는 이천 쌀만으로 만든 밥맛을 볼 수 있다. 밥은 돌솥에 해서 나오는데 윤기가 흐르는 것이 고기처럼 기름져 보인다. 대표 메뉴는 한정식(8,000원). 반찬만 20여가지에 달한다. 밥을 다 먹으면 물을 부어 누룽지를 만들어 먹는 것도 재미.
묵무침 버섯무침 청국장찌개 조기 등 반찬들도 꽤 고급스럽다. 모두 사기 그릇에 담겨져 나와 더 맛깔스러워 보인다. 콩장이나 깻잎 고추 등 밑반찬은 기본. 생버섯불고기 또한 더해진다.
주인 정숙희씨는 고향이 이천. 이천 쌀밥을 자랑하기 위해 가게 문을 열었다고. 특히 된장 대신 청국장을 내는 것도 독특하다.
대명 홍천 비발디파크 스키월드 주변맛집
양지말 화로구이 (033)435-7533)
44번국도를 타고 양평에서 홍천으로 가다 홍천읍 못 미처 위치한 화로구이 전문점. 미식가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러 본 곳이다. 15가지 각종야채와 토종벌꿀을 적당히 섞어서 만든 고추장 양념을 돼지고기와 더덕에 발라 2시간 정도 재워서 구워내는 화로구이(7,000원) 맛이 일품이다. 순메밀의 막국수(4천원), 넓은 마당에 들어서면 초등학교 때 인연을 맺어 결혼했다는 전명준씨 부부가 반갑게 스키어들을 맞이한다.
한솔가든 (033)435-0175
대명비발디파크 스키장입구에 위치한 이곳은 홍천 비발디파크 마니아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곳 중 하나다. 주인이 직접 달인 된장으로 끓이는 우렁된장(5,000원)을 한술 뜨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동치미와 세가지 이상의 김치를 항상 곁들여 내놓는 것이 주인의 철칙이다. 이 집의 또다른 별미는 닭도리탕(3만원)이다. 산에서 채취한 엄나무를 닭도리탕에 사용하는 것이 자랑이며 엄나무는 닭냄새를 없애주고 특히 여성에게 좋다고 알려져 있다
구름속의 산책 (033)434-9944
홍천군 서면 대곡리 70번국도에서 모곡·청평과 반곡·춘천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춘천방면에 위치한 이곳은 정통프랑스양식을 맛 볼수 있는 곳이다. 실내장식이 작은 음악실을 연상케할 만큼 아기자기해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 와인을 곁들인 바비큐 정식(1만5,000천원)과 스폐셜정식(1만2,000원)이 주메뉴.
호수가든 (033)434-8311(내선7272)
비발디파크 호수공원 내 위치한 소문난 고기집. 저렴한 가격으로 영양만점 메뉴를 선보인다.
설원 속에 호수가 아담하게 펼쳐진 풍경이 시야에 들어오는 이 곳에서는 영양만점의 양념갈비와 물냉면이 주메뉴. 보양에 뛰어난 인삼과 감초, 오갈피등을 사용, 육수를 우려내고 꿀을 사용하여 양념 소스를 만들어 내는데 이 소스는 고기의 육질을 부드럽게 하고 풍미를 좋게 한다고 한다. 돼지갈비 250g에 8,000원. 직접 달인 된장으로 끓여 나오는 된장찌개도 구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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