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고향에서 어머니가 차려 주던 푸짐한 시골 밥상. 솥에 한 밥에서는 좌르르 윤기가 흐르고 손수 만들어 주신 반찬들에는 흙내음이 묻어났다.도시인들에게는 추억으로만 남아 있는 시골밥상이 경기 고양시에 다시 차려졌다. 지난 해 8월 문을 연 '논두렁밭두렁 시골밥상'. 토속 음식점을 표방하는 이 곳은 전라도식 시골 상차림을 내놓는다.
대표 메뉴는 시골밥상 정식(8,000원). 주문하면 반찬만 20여가지여서 식탁이 꽉 차는 듯 하다. 밥은 재래식 솥에 담겨 나오는데 뚜껑을 열면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것이 입맛을 다시게 한다. 전기밥솥과 달리 한 술 뜨면 솥 냄새가 나는 듯 하다. 두명이 가면 조그만 솥이 나오고 사람이 많으면 3∼4인용 솥을 쓴다. 보통 정식에 기본적으로 나오는 찌개를 된장인줄 알고 먹다 보면 향이 색다르다. 이 집에서 만든 청국장이다. 테이블 서빙을 직접 하는 주인 김정연(46)씨가 손수 띄운 것인데 발효를 일부러 덜 시켜 향이 강하지 않다.
식사 전에 애피타이저로 장떡과 물김치가 제공된다. 된장과 고추장을 넣어 만든 장떡은 매운 듯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시골맛 그대로다. 물김치로 입가심하면 금상첨화. 허기가 달래질 때쯤 푸짐한 밑반찬이 식탁에 오른다. 고추 짱아찌, 마늘 짱아찌 등 절인 반찬부터 무말랭이 물미역 시래기무침 파래무침 깻잎무침 콩자반 등. 알이 굵은 총각김치와 배추김치는 직접 담가 뒷 뜰 땅 속에 묻어 놓은 항아리에서 꺼내온 것이어서 그런지 시원하게 보인다.
커다란 쟁반에 콩나물과 호박무침 시금치 무냉채 무나물 고사리 등을 마치 편채를 두르듯 얹어 놓은 모듬나물을 보면 비빔밥이 생각난다. 밥을 비벼 먹는 이들도 많다고. 가운데 종지에 담겨 있는 것은 밴댕이 젓갈.
조금 간단한 정식을 즐기려면 보리밥 정식(6,000원)이 있다. 압력솥에 찹쌀과 보리를 넣고 푹 찐 보리밥과 겉절이 모듬나물, 청국장, 그리고 보리밥에는 없어서는 안될 열무김치가 나온다. 조금 고급스러운 논두렁밭두렁 정식(1만2,000원)에는 낙지소면과 불고기 모듬전이 추가된다. 1주일 가량 삭혀 내놓는 홍어삼합을 최근 새 메뉴로 내놓았다. 황토를 사용해 리모델링한 기와집이어서 겉모습부터 시골냄새를 풍긴다.
/글 사진 박원식기자
● 메뉴와 가격 안주류인 홍어삼합은 2만5,000∼3만원, 두부버섯전골은 2만∼2만5,000원. 황태구이와 해물파전 목삼겹철판구이도 잘 나간다. 8,000∼1만2,000원.
● 영업시간 및 휴일 매일 밤 10시까지. 연중무휴.
● 규모 및 주차 60석. 룸 2개. 주차는 20여대 가능.
● 찾아가는 길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항공대 맞은 편.
● 연락처 (02)3158-3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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