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윤영관 외교장관의 문책성 경질을 놓고 야당은 "유신시대에나 가능한 인사조치"라고 비난하며 향후 한미 관계의 훼손을 우려했다.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특히 이번 사태를 NSC가 주도한 '외교부 대학살'로 규정, NSC의 독주에 비난 공세를 퍼부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고위 공무원은 대통령의 정책노선을 깊이 이해하고 처신해야 한다"며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은 윤 장관이 현 정부 들어 수시로 갈등을 빚은 한·미 관계에서 가교 역할을 해온 점 등을 들어 "노무현 대통령의 코드 인사가 빚은 외교사의 비극"이라며 "한미동맹 관계에 몰고올 엄청난 후폭풍에 대해 노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사덕 총무도 "이로써 한미 관계는 이종석 NSC 사무차장을 비롯한 반미그룹이 장악하게 됐다"며 NSC를 겨냥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한나라당 간사인 조웅규 의원은 "외교장관 경질은 맹종을 강요하고 국익에 역행하는 외교를 강요하는 비민주적 처사"라고 일갈했다.
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이번 일은 NSC 사무처 일부 인사의 월권행위에서 비롯된 만큼 그쪽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하는데, 오히려 외교장관을 경질한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며 인사조치의 편향성을 지적했다. 유종필 대변인도 논평에서 "외교의 혼선과 갈등의 원인은 대통령과 청와대 외교팀에 있는데, 경질의 대상이 뒤바뀌었다"며 "이제 외교부가 노 대통령에게 애교나 부리는 '애교부'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비꼬았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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