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15일 지난해 4분기 매출 12조8,900억원, 영업이익 2조6,300억원, 순이익 1조8,6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이 같은 실적은 3분기보다 매출은 14.4%, 영업이익은 27.9%, 순이익은 1.1% 각각 올라간 것.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21.7%, 영업이익은 63.4%, 순이익은 24% 각각 증가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매출 43조5,800억원, 영업이익 7조1,900억원, 순이익 5조9,600억원을 기록, 2002년에 이어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다시 세웠다.
한국의 간판기업에서 글로벌 톱으로
극심했던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분기 기준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 연간 기준 최대 매출 등 각종 기록을 쏟아낸 삼성전자 실적 발표에서 눈 여겨 볼 대목은 영업이익이 달러환산 사상 처음으로 20억 달러대를 넘어섰다는 점. 삼성전자 관계자는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20억 달러를 넘어선 기업은 세계적으로도 인텔, IBM, GE 등 다섯 개가 되지 않는다"며 "삼성전자가 제품력과 브랜드력에서 글로벌 톱 수준으로 도약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4분기 실적(매출 87억4,000만 달러, 순익 21억7,000만 달러)을 발표한 인텔과 조만간 실적을 내놓을 MS, IBM 등에 이어 세계 정보기술(IT) 톱 5위 안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황금의 수익구조
삼성전자가 국내 경기침체, 외부적 악재에도 불구하고 좋은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수익창출 구조가 과거 D램과 휴대폰 중심에서 플래시메모리, 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 디지털TV 등으로 확대됐기 때문. TFT―LCD부문은 전분기보다 무려 42% 성장한 1조9,600억원의 매출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캐시카우로 자리잡았고, 반도체부문의 메모리 매출도 플래시메모리의 폭발적 수요증가에 힘입어 3분기보다 18% 성장한 3조2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기업설명회(IR) 담당 주우식 전무는 "TFT―LCD, 플래시메모리, 휴대폰으로 이어지는 삼각의 황금수익 구조가 워낙 탄탄하기 때문에 계절적 영향을 받지 않고 올 1분기에도 좋은 실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18% 늘어난 7조9,200억원의 시설투자를 하는 한편, 2조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또 보통주는 주당 5,000원, 우선주는 주당 5,0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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