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27년 1월16일 로마 원로원이 옥타비아누스에게 아우구스투스라는 존호를 바쳤다. 이로써 로마에 실질적으로 제정이 시작됐다. 아우구스투스는 '존엄한 자'라는 뜻이다. 아우구스투스 칭호를 받은 뒤에도 옥타비아누스는 황제가 아니라 프린켑스(제1인자)를 자임했지만, 그의 통치 아래서 공화정의 요소는 거의 사라져 그는 로마의 초대 황제로 기록되고 있다.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조카손자이자 양자였던 옥타비아누스는 카이사르가 암살된 뒤 안토니우스, 레피두스와 제2차 삼두정치를 펼치다가, 그 두 사람을 거꾸러뜨리고 로마의 패권을 잡았다. 그의 40년 통치 기간 동안 이른바 팍스 로마나(로마의 평화 시대)가 시작됐고, 베르길리우스·리비우스·호라티우스 등 일급 시인들이 활동하며 라틴 문학의 황금 시대가 열렸다.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이름은, 그의 양아버지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이름과 함께, 유럽어 달 이름에 남아있다. 8월(예컨대 영어의 August)과 7월(영어의 July)가 그것이다. 7월은 본디 라틴어로 퀸틸리스였고 8월은 섹스틸리스였으나, 아우구스투스는 양아버지의 생일이 끼어있던 7월을 그 이름을 따 율리우스로 고쳤고, 자신의 생일이 끼어있던 8월을 제 존호를 따 아우구스투스로 고쳤다. 이 율리우스, 아우구스투스가 영어로 건너가 줄라이, 오거스트로 변했다. 퀸틸리스는 다섯 번째 달이라는 의미이고, 섹스틸리스는 여섯 번째 달이라는 의미다. 7월이 다섯 번째 달이 되고, 8월이 여섯 번째 달이 된 것은 본디 열 달로 이뤄졌던 로마의 한 해가 3월(마르티우스)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9월, 10월, 11월, 12월을 의미하는 September, October, November, December도 어원적으로는 일곱 번째 달, 여덟 번째 달, 아홉 번째 달, 열 번째 달이라는 뜻이다. 고종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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