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의 사용이 보편화하면서 요즘 청소년들은 '외계어'와 은어를 많이 쓴다. 외계어란 외계인들이 쓰는 언어라는 뜻이지만 여기에서는 일반인들이 그 뜻을 쉽게 짐작할 수 없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주로 청소년 층에서 통신언어의 오락적 기능을 부각시켜 사용하는 언어를 의미한다.온라인의 외계어는 종종 오프라인의 유행어가 되기도 한다. 얼굴이 잘 생기거나 예쁜 사람들을 일컫는 '얼짱'은 2003년 한 해 동안 최고의 인기어가 되다시피 했으며 '노래짱' '춤짱' 등 '짱'과 관련된 다양한 외계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또한 감탄사를 의미하는 '아 '과 '딸녀' '폐인' 등과 같은 다양한 신생어가 생겨났다.
아울러 요즘 청소년들에게는 맞춤법을 틀리게 쓰거나 이모티콘을 이용한 통신언어로 쓰여진 인터넷 소설이 기존의 소설보다 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왜 이런 외계어를 쓰는 지 물어보면 이러한 성격의 통신언어가 간편하고 독특하기 때문이라는 대답을 많이 듣게 된다.
우리 사회에는 세종대왕이 만든 우리 한글이 파괴된다는 이유로 이러한 외계어의 사용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외계어에는 언어 파괴라는 단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장점들도 여러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외계어와 이모티콘은 사용하는 사람의 개성과 감정을 보다 쉽게 표현할 수 있다. 그리고 외계어 덕분에 학생들이 글쓰기를 좋아하게 되고 책 읽기에 흥미를 가질 수 있어 좋다. 예를 들면 친구들끼리 모여 릴레이 식으로 소설을 돌려가며 글을 짓고, 그것이 완성되면 카페나 커뮤니티 등에 올린다. 서로 도와주며 소설을 쓰고 수정하다 보면 친구들과의 우정은 자연스럽게 돈독해지기 마련이다. 또 묘사나 표현력 등 글을 쓰는 방법도 자신이 깜짝 놀랄 정도로 발전해 간다.
인터넷 소설이 기존의 소설들보다는 내용이 가볍고 이모티콘이 들어가 재미있기 때문에 평소 책에는 손도 안 대던 학생들이 독서삼매경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선생님이 그러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는 광경은 이제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평소에는 전화를 하거나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며 자신의 외모를 다듬는 데만 신경을 쓰던 소위 '날라리'라고 불리는 아이들이 차분히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외계어 사용의 긍정적인 현상이다.
원래의 아름다운 언어를 파괴한다고 해서 나쁘게만 보지 말고 외계어를 사용하는 것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 문화의 한 면이라고 봐주었으면 좋겠다.
/별이(http://blog.hankooki.com/byul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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