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공천 물갈이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최병렬 대표와 서청원 전 대표가 15일 김덕룡 의원의 주선으로 조찬회동을 가졌다. 그러나 딱 부러진 결론은 없었다. 두 사람이 화해를 할지, 전면전에 나설지 아직은 예측이 쉽지 않다. 서 전 대표가 공천신청 마감일인 16일까지 신청서를 내느냐의 여부가 관건인데, 서 전 대표측은 이날 회동 직후 "아직 계획이 없다"고 애매하게 대답했다.시내 모 호텔 일식당에서 1시간30분간 있은 회동에서 두 사람의 고성과 탁자를 치는 소리가 문 밖에까지 들릴 만큼 격한 언쟁이 벌어졌다. 서 전 대표가 "최 대표가 대권 욕심 때문에 당을 독선적으로 끌고가고 있다"고 하자 최 대표가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느냐. 쓸데 없는 오해 말라"고 소리를 높였다.
서 전 대표는 또 "표적공천을 하려고 당무감사 결과를 조작한 게 아니냐"고 따졌고, 최 대표는 "조직국장이 3분의1의 등급을 자체적으로 재조정했다"며 "명백히 잘못된 이 자료를 공천심사에 참고하지 않겠다고 몇번이나 말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최 대표는 이어 "당이 어려운데 총선승리를 위해 함께 가자"며 서 전 대표에게 공천신청을 반복해 종용했고, 동석한 김 의원은 "내가 대리신청을 하겠다"고 거들었다.
서 전 대표는 회동 후 "당무감사 결과가 일부 조작됐음이 밝혀져 피해를 본 사람들의 상처가 웬만큼 치유됐다"며 "아직 공천신청을 하지 않은 지구당위원장에게는 신청을 하라고 했다"고 말해 상당히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때문에 당내에는 두 사람이 하고싶은 말을 솔직히 쏟아놓음으로써 공천갈등이 한 고비를 넘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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