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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생각 저 생각/새해인사 두번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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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생각 저 생각/새해인사 두번 하기

입력
2004.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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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에서 국민의 수명이 가장 긴 나라는 어디일까? 일본이나 호주를 떠올리겠지만 천만의 말씀. 정답은 바로 우리나라, 대한민국이다. 왜냐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1년에 나이를 두 살씩 먹기 때문이다. 눈치 빠른 사람은 벌써 알아챘겠지만 굳이 설명하자면 이렇다.지난 1윌 1일. 우린 방송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출연자들로부터 "갑신년 원숭이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받았다. 일간지들은 1면에 일출사진과 함께 '근하신년'이라는 제호로 새해 인사를 했다. 하지만 다음 주 설날이 되면 방송에서는 한복 차림의 출연자들이 또다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할 것이다. 언론으로부터 매년 두 번씩 새해 인사를 받으니 일 년에 두 살씩 나이를 먹는 셈 아닌가.

아직 갑신년(甲申年)은 오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양력으로 2004년이지만 음력으로는 아직 2003년 계미년(癸未年)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달과 해의 움직임으로 시간의 흐름을 가늠했다.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시간을 기준으로 해가 바뀜을 알았고, 황도 상의 태양의 위치에 따른 변화로 24절기를 구분했다. 따라서 새해 첫날은 요즘 '설날'이라 부르는 음력 정월 초하룻날이다. 과거 박정희 정권 시절 정부는 이중과세의 폐해를 없앤다며 신정만을 인정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이들이 구정에 고향을 찾아 차례를 지내는 풍습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러한 불편을 없애기 위해 김영삼 정부 들어 구정을 휴일로 삼았고 지금의 설날이 되었다. 이제는 거꾸로 신정은 하루만 쉬어 휴일의 의미가 없다.

박정희 대통령의 수많은 공과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많지만 개인적으로 신정만을 인정한 것은 잘한 것이라 본다. 우리 고유의 풍속도 물론 중요하지만 전 세계가 양력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현실이다. 꼭 구정에 귀향을 하고 차례를 지내야만 민족의 전통을 지키는 것은 아니라 본다. 구정을 폐지하고 신정을 연휴로 했으면 한다. 정 설날의 관습을 지켜야 한다면, 최소한 언론에서 신정과 구정에 두 번 새해인사를 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갑신년이 아니다. 계미년이다. 원숭이해의 시작은 정확히 다음 주 목요일, 22일이다.

/bluedesert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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