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총선용 외부 인사 영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 건 주의' 구태 등이 재연되고 있다. 각 당이 영입 인사들의 정치 역량이나 자질을 따지기 보다는 유명 방송인이나 연예인 등 '얼굴 마담 모시기' 경쟁에 치중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예. 또 각 당은 저마다 투명한 경선 원칙을 자랑하면서도 일부 영입 인사들에게는 비례대표나 지역구 우선 배정을 약속하는 이중 행태까지 보여 비난을 자초했다.우리당은 13일 MBC 전 앵커 박영선씨를 영입한 데 이어 MBC 현·전 앵커인 엄기영 이인용씨, 방송 진행자인 이상벽 임성훈씨 등에 대해서도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이 방송인 이계진 한선교씨를 영입한 데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한나라당은 탤런트 유인촌 김미숙 차인표씨,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박찬숙씨 등에게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각 당 안에선 "능력에 대한 충분한 검증도 없이 너무 대중 인기만 중시하는 게 아니냐", "도대체 좋은 정치인을 찾는 건지 광고 모델을 구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각 당이 외부인사를 영입하면서 대부분 지역구나 비례대표를 '입도선매'하는 것도 공천 개혁의 대세를 거스르는 처사라는 비난이 높다. 각 당은 "자리를 보장하지 않으면 유능한 인재를 모셔오기가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당 관계자들은 "상향식 공천의 룰이 채 정착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너무 많은 예외를 인정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정치인으로 성공할 생각이 있고, 능력에 정말 자신이 있다면 영입 인사들이 지역구 또는 비례대표 공천 경쟁을 자청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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