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시리아가 평화회담 재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적대관계에 있던 두 나라는 중동지역의 화해 무드 확산에 따라 서로 회담 제의 공세를 펴고 있으나 회담 개최 조건 등을 놓고 미묘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모셰 카차브 이스라엘 대통령은 13일 시리아측에 전제 조건 없는 평화회담을 제의했다. 카차브 대통령은 알 자지라 TV와의 회견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든 비공개적으로든, 어느 장소에서나, 전제 조건 없이 이스라엘과 직접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그는 전날에도 아사드 대통령에게 예루살렘 방문을 제의했다. 카차브 대통령은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도 조건 없는 대화 용의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리아는 카차브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진지성이 결여됐다"며 거부했다. 지난 달 시리아의 아사드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화 재개를 촉구했었다.
두 나라가 이처럼 핑퐁 게임식으로 대응하는 이유는 회담 재개 조건과 전략을 둘러싼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시리아는 2000년 1월 양국 평화회담이 결렬되기 직전 상황에서 회담을 재개하자는 입장이다. 당시 에후드 바라크 전 이스라엘 대통령과 하페즈 알 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은 1967년 중동전쟁 때 이스라엘이 점령한 골란고원의 상당 부분을 시리아에 반환하기로 의견을 접근시켰었다. 그러나 골란고원에 유대인 정착촌까지 건설한 이스라엘은 시리아의 주장을 선뜻 들어줄 수 없는 입장이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