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레이션과 자막을 전혀 쓰지 않고 인터뷰만으로 이야기를 엮어 화제가 된 MBC '인터뷰 다큐멘터리 가족'이 20, 21일 오후 7시20분 다시 안방을 찾는다.지난해 9, 10월 첫 전파를 탄 '가족'은 성우의 '친절한' 해설과 인터뷰 내용풀이 자막을 없앤 것은 물론, 출연자 이름 등도 일절 제공하지 않는 낯선 형식에 진솔하고 감동적인 가족 이야기를 담아내 호평을 받았다. '어머니와 딸' '아버지와 아들' '남편과 아내 1·2'에 이어 이번 설 특집에는 '어머니와 아들'(연출 채환규), '아버지와 딸'(이모현)이 방송된다.
놀라운 것은 방송 시간을 지난해 밤 11시30분에서 가족시청 시간대인 7시대로 당겼다는 점이다. 아무리 공 들여 만들어도 다큐멘터리는 황금시간대를 차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고, 더구나 오락 프로그램이 넘치는 설 연휴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파격이다.
1부는 서로 삶의 희망이며 안식처이지만 때로는 더할 수 없는 짐이 되는 어머니와 아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아들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내놓을 만큼 크고 한 없는 게 어머니의 사랑이지만, 그렇게 자라 그 사랑의 반이라도 갚는 아들이 몇이나 될까. 그래도 어머니의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 못난 자식이 눈에 밟혀 눈을 감을 수 없다는 어머니, 호강 한 번 못하고 떠나신 어머니를 잊지 못하는 중년의 아들 등 100여명의 육성을 들어본다.
2부는 양 극단에 선 두 여성의 이야기를 축으로, 애증이 교차하는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조명한다.
한편 MBC는 '가족'을 이르면 봄 개편부터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철진 책임PD는 "그 동안 방송된 작품은 100여 가지 회를 모듬처럼 올리는 방식으로 취재, 편집 등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몇 가족의 얘기를 추려 깊이 있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인 뒤 정규 편성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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