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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춘추]"아침형 인간"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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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춘추]"아침형 인간"을 생각한다

입력
2004.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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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자'는 메시지가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아침형 인간'이란 제목을 단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아침형 인간을 지향하는 사람들의 인터넷 모임도 여럿 생겼다.유치원 아이들에게나 통할 법한 이 평범한 이야기가 새삼스럽게 눈길을 끄는 이유가 무엇일까. 요즘 유행하는 '웰빙'(Well-being) 트렌드를 빼고는 이 현상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다. 웰빙이란 한마디로 '나와 가족만이라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자'는 생각이다. 웰빙족은 정크 푸드 대신에 유기농 농산물을 고집하고, 술자리 대신에 명상 센터를 찾는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산업화 이전의 생활 방식과 먹거리가 새로운 명품이 됐다. 차를 타고 달려가서 '옛날 청국장'을 먹고, '옛날 황토방'에서 잠을 잔다. 산업화가 가져온 야행성 생활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자연의 리듬에 맞추자는 아침형 인간 열풍도 같은 흐름 위에 있다.

해 뜨면 일어나 일터로 가고 해 지면 돌아와 쉬는 생활, 자연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욕심 없이 사는 삶을 멀리서 찾지 말자. 농사꾼으로 늙은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이 바로 그렇게 사신 분들이다.

여명과 함께 명상으로 하루를 여는 충만한 삶, 환경 재앙의 시대에 건강을 챙기는 생활 습관을 탓할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제 한 몸 챙기기에 바빠서, 새벽 공기를가르며 땀 흘리는 신문 배달 소년들, 가난한 상인들, 공사장 노동자들, 농민들처럼 선택의 여지 없이 아침형 인간으로 살 수밖에 없는 이웃들을 외면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필 훈 길벗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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