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생기지도 않았다. 매끄러운 말솜씨를 지니지도 못했다. 그런데도 뜨고 있는 '2% 부족한' 스타들이 있다.김C를 비롯해 MC몽, 서남용, 김종민, 지상렬 등은 외모나 말솜씨로 인기를 끌던 과거 스타의 기준으로 볼 때는 여러모로 부족하다. 대신 이들에게는 파격이 있다. 때로는 폭탄을 터뜨리는 것 같은 거침없는 발언과 때로는 대답 한마디조차 제대로 못하고 끙끙거리는 어눌함으로 대중들을 들뜨게 만든다.
힙합 그룹 피플크루의 랩퍼 MC몽(본명 신동현·24). 그는 SBS '최수종쇼'에 출연해 "포르노 비디오를 보고 자위행위를 해봤다" "고교시절 누드 사진을 찍어봤다"는 등 상상을 뛰어넘는 돌출 언행으로 인기를 끌었다. 덕분에 MBC 시트콤 '논스톱4'에 출연하고 SBS FM '하하·몽의 영스트리트' 공동진행을 맡는 등 본업인 가수보다 연기와 오락 프로그램 초대손님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KBS 연예대상 남자코미디 부문 신인상을 받은 개그맨 서남용(27·KBS 공채 18기)은 무대에 서면 제대로 말을 못한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말이 필요 없는 사물개그. KBS '폭소클럽' 녹화현장에 가 보면 그는 각종 사물을 몸으로 흉내내다가 중간에 자신 없는 듯한 목소리로 "형 누나들에게 드리는 보∼너스"라고 한마디 던진다. 그러면 방청석은 웃음으로 뒤집어진다.
이밖에 정신 없는 시골 총각을 연상케 하는 어리숙한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코요태의 김종민, 앞뒤 맞지 않는 말과 거친 말투로 웃음을 끌어내는 지상렬 등도 방송에서 양념 역할을 뛰어넘어 다른 출연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이처럼 매끄럽지 못한 연예인들이 스타로 뜨는 현상을 MBC 라디오본부의 김승월 부장은 "요즘 방송의 트렌드"로 보고 있다. 그는 "과거에는 외모나 말솜씨가 매끄러운 연예인을 선호했는데 요즘은 다듬어지지 않은 타제석기 같은 자연스러움이 방송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며 "가공된 스타에 대해 식상함을 느낀 시청자들의 반작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트렌드는 말 그대로 한때의 흐름"이라며 "이를 오랜 생명력으로 이어가려면 스타 개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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