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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하선생 사망 2시간전 중정 정보원이 집으로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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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하선생 사망 2시간전 중정 정보원이 집으로 전화"

입력
2004.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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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사상계 편집인으로 유신독재에 항거했던 고 장준하 선생이 사망하기 약 2시간 전에 걸려온 괴전화의 주인공은 당시 중앙정보부가 고용한 사설정보원이라는 의혹을 받아온 마지막 목격자 김모(당시 40세)씨인 것으로 확인됐다.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14일 장 선생 사망 당일 오후 9시께 중정이 작성한 A4 1장 분량의 '중요 상황보고서'를 처음 공개, '동행인 김모씨로부터 연락을 받은 장준하씨의 부인 및 가족 등이 오후 8시30분께 현장에 도착했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고 밝혔다. 장 선생의 공식 사망 시각은 1975년 8월17일 오후 2시40분이지만 유가족들은 막내 아들 장호준(당시 18세)씨가 사망 2시간 전인 낮 12시∼오후 1시 사이 자택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이로부터 "장 선생이 산에서 다리를 다쳐 서울에서 많은 사람들이 와서 모셔가야 한다"는 괴전화를 받았다며 타살 의혹을 제기해 왔다.

의문사위는 1기 활동을 통해 75년 3월31일 장 선생에 대한 '위해분자 관찰계획 보고서'를 작성했던 중정 6국 5과 계장이었던 박모씨로부터 "김씨는 장 선생 관련 정보수집을 위한 사설정보원 중 한명이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특히 김씨는 장 선생 사망 시점부터 다음날까지 행적이 묘연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의문사위는 중정의 당일 장 선생 관찰기록 확보가 진상규명의 열쇠라고 보고 있으나 국정원측은 "갖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희수 의문사위 제1상임위원은 "국정원 협조가 없으면 더 이상 조사를 진척시킬 수 없다"며 "사건 당일을 전후해 중정이 매일 동향보고를 작성하고 24시간 자택 도·감청을 해왔다는데도 당일 보고서만 누락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의문사위는 장 선생 사망 다음날인 8월18일 진종채 보안사령관이 청와대를 방문, 오후 4시30분부터 50여분동안 박정희 대통령을 면담했다는 일지를 담은 정부 문서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당시 보안사령관이 대통령을 50여분간 독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그러나 기무사령부 역시 면담보고서 공개 요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의문사위는 이날 장 선생 사망 이틀 후인 8월19일 촬영된 6장의 미공개 사진을 공개, 겨드랑이에 피멍이 있는 1장과 엉덩이 부분에 주사바늘 자국이 촬영된 3장 등은 해외 법의학자에게 감정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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