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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공개못할 발언 뭐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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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공개못할 발언 뭐기에…

입력
2004.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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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최근 '대통령에 대한 묵과할 수 없는 발언'을 이유로 외교부 공무원에 대해 직접 감찰을 했고, 그 결과 몇몇 사람에 대해 중징계를 예정해 놓고 있다. 그러나 이 일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데도 청와대는 사건의 전말을 공개치 않고 있다.현재 청와대가 비공식적으로 언론에 알려준 '묵과할 수 없는 발언'은 두 가지다. "(김정일에게 호감을 가지거나, 좋지도 싫지도 않은 20%가 노 대통령의 지지세력이라는) 홍사덕 의원의 말이 맞는 것 아니냐",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이길 것이고 그러면 대통령은 과기부, 해수부만 관리하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라면 대부분 사람은 "공무원은 발언의 자유도 없느냐"며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언론과 정치권에서 비민주적 처사라고 지적할 만도 하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알려진 것은 미미한 수준의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되뇌고 있고 노무현 대통령도 "모욕적인 언사가 있었다"고 했지만 그 이상은 입을 다물었다. 과연 어떤 발언이 있었기에 징계해야만 하는지, 그 타당성을 명료하게 설명해주기를 요청해도 "공개하기 어렵다"는 말뿐이다. 침묵의 이유는 "기밀에 해당하는 내용이 있고, 외교적 파장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청와대 사람만의 생각이다. 일반인, 특히 공무원들에게 '대통령에게 불경한 발언을 해서 징계 받았다'고 이해된다면 이는 노 대통령도 결코 좋아할 일이 아니다. 본인이 그토록 싫어하는, 과거의 독재자들이 했던 일과 이번 사건이 똑같이 취급되는 것을 바랄 턱이 있겠는가. 기왕에 언론을 통해 알려진 마당이라면 청와대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충분한 설명을 하는 것이 맞다.

고주희 정치부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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