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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빠진 러 대선/푸틴, 야당·언론 압박에 들러리 후보들만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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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빠진 러 대선/푸틴, 야당·언론 압박에 들러리 후보들만 나와

입력
2004.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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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압승이 예상되는 3월14일 러시아 대선에 들러리 후보를 대거 내세웠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가 12일 보도했다.사정은 이렇다. 이번 대선은 제대로 된 야당 지도자 대부분이 후보 등록을 거부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대선에서 29%를 득표했던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 야블로코당의 그리고리 야블린스키 당수 등은 푸틴 대통령이 야당을 탄압하고, 1당 독재로 가고 있다고 비난하며 등록을 포기했다.

선거부정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지난번 총선을 돌아보며'해봤자 뻔한 선거'라는 인식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신흥 재벌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 전 유코스 회장마저 지난해 10월 탈세 등 혐의로 전격 구속돼 '푸틴 혼자 싸우는 대선'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었다.

이에 따라 지지율 70∼80%로 승리를 확신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은 축제여야 할 대선이 자칫 맥 빠진 선거로 전락하는 것을 우려하게 됐고, 결국 크렘린에 대선 출마를 강력하게 종용했다는 것이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나선 대선 후보는 푸틴 대통령을 포함해 모두 10명. 이들 후보 중 세르게이 미로노프 상원의장은 공개적으로 푸틴을 지지하는 인물로 "전장에 나서는 지도자를 외롭게 놔둘 수 없다"고 말했다.

텔레그라프는 "(이 같은 현상은) 야당 압박과 미디어 통제 강화 등 지난 4년간 푸틴이 펼친 강경한 전략들이 너무 잘 먹혀 들어간 결과"라고 지적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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