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아산)역 근처에선 재미 볼 만한 땅을 찾기 힘들 겁니다. 매물도 없는 데다 수용이 될 가능성도 높고요. 차라리 조금 외곽인 탕정면 일대가 어떨까 싶네요. 아직 가격이 괜찮고 삼성전자 LCD 공장도 들어서고…."경부고속철도 천안·아산역에 인접한 불당동의 K중개업소 이모 사장은 퇴직금과 여윳돈을 모아 충청권 일대 땅을 사려고 서울에서 내려온 투자자 3명과 상담을 하느라 바빴다.
아산시는 이미 지난해초부터 투기바람이 불어 토지투기지구로 지정됐지만, 외곽지역의 땅이라도 잡으려는 투자행렬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개발 호재에 투기 열풍 가속
오는 4월 고속철 개통과 고속철 천안·아산역 배후 신도시 개발, 삼성 LCD 생산공장 설립 등 개발 호재가 겹쳐 있는 천안 아산 일대는 요즘 투기 바람이 어느 지역보다 거세다.
천안·아산역 역사 주변 가운데 천안시 불당동 외곽과 아산시 장재리 인근 대지는 2∼3개월 전만 해도 평당 30만∼40만원 하던 땅값이 최근에는 평당 50∼60만원대로 올랐다.
더욱이 도로변 A급 대지는 평당 8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으며 일부 땅은 평당 1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택지개발계획이 확정된 배방지구(총 886만평)는 지구 외곽을 중심으로 지주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매도호가만 오를 뿐 거래는 거의 없다.
역세권에 해당하는 불당동 대부분 지역은 배방지구 개발로 수용될 가능성이 커 외곽지역에 비해 가격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적다. 업계 관계자들은 평당 60만원 선에 보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곽 땅값 더 올라
탕정면과 쌍용동, 백석동 등 역사 외곽 지역들은 불과 2∼3달 만에 땅값이 2배로 뛰는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평당 5만원 안팎이던 절대농지도 지금은 이미 평당 10만원을 넘어섰다.
특히 온양 방향으로 난 쌍용동 일대 21번 국도 주변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땅값이 크게 뛰고 있다. 도로를 낀 대지는 대부분 1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오르면서 이미 평당 50만∼60만원을 넘어섰다. 일부 도로변 A급 대지는 평당 100만원에도 매물을 구하기 어렵다.
삼성전자 LCD 생산공장이 들어설 예정인 탕정면 명암리와 용두리, 동암리 일대도 가격이 크게 올라 논과 밭이 평당 평균 30만∼40만원에 달하고 있다. 평당 50만원을 호가하는 전답도 있다. 평당 15만∼20만원 하던 주변 임야도 지금은 평당 20만∼3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또 관련 하청 중소업체들을 위한 공단이 조성된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주변 둔포면 땅값이 최근 2∼3달 사이 10만∼20만원이 올라 평당 5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공단 후보지 외곽으로도 6개월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오른 평당 20만원대 토지가 나오고 있다.
불당동 인근 삼성공인 관계자는 "역사 주변보다 아직 가격이 저렴하고 투자가치가 높은 외곽지역으로 투자자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역사 외곽으로 이전하는 중개업소들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동 수석공인 이재명 실장은 "고속철 개통 외에 대규모 공단이 천안·아산 인근에 들어서면서 투기 바람이 고속철 역사 외곽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이 같은 가격 상승 도미노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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