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리그의 TV중계권이나 스폰서십 가격, 입장료 등은 종목별로 차이가 있다. 또 같은 종목이라도 한국과 미국 혹은 빅리그와 마이너리그 등 리그의 규모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고 때로는 구단별로 달리 책정되기도 한다.이는 프로리그에도 엄연한 등급이 있음을 의미한다. 프로리그 혹은 구단의 권리를 사는 사람들은 그 등급에 따라 지불할 가격을 내정하고 협상에 임하게 된다. 그런데 스포츠조직의 등급을 정확히 매기려면 여러 요인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힘들다. 프로구단의 등급(혹은 가치)을 형성하는 요인인 팀 관련요인, 조직 관련요인, 시장 관련요인 등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설명하자면 팀 요인에는 성적, 선수, 감독 등이 포함되고 조직요인은 팀 및 리그의 전통과 명성, 경기 외적인 볼거리, 시설 등이 고려대상이다. 또 시장요인에는 연고도시의 인구와 소득수준, 경쟁요소, 언론보도 범위 등이 있다. 프로구단의 등급은 이러한 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결과란 동원관중, 언론노출빈도 및 시청률, 관련상품 매출, 스폰서기업 선호도, 경기장 분위기 등을 말한다. 이러한 모든 결과를 체크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스포츠조직의 정확한 등급을 매기는 작업은 아직 미완성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렇지만 스포츠조직의 권리를 사는 사람이 무조건 파는 사람이 부르는 값에 사는 것은 아니다. 100%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나름대로 근사치를 가늠할 잣대는 있기 때문이다. 가장 간편하게 사용하는 잣대로 팀 성적과 관중수로 구분하는 방법이 있다. 이 두 수치는 위에서 말한 모든 결과를 어느 정도 반영하게 되어 있다.
단적인 예로 언론노출 하나만 보더라도 꼴찌 팀보다는 우승팀이 언론의 주목을 더 받을 게 분명하고, 아무리 상위성적 팀일지라도 홈 경기장 관중석이 텅 비어있다면 중계방송을 자주 탈 수가 없다. 또 관련상품 매출과 광고판매, 경기장 분위기 등도 좌석을 채운 관중 없이는 띄우기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팀 성적과 관중수 비교는 구단등급의 높낮이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간편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어떤 평가방식을 통하건 간에 특급으로 평가된 구단은 가진 권리를 비싸게 팔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뉴욕 양키스나 요미우리 자이언츠 같은 딱 부러진 특급구단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방송사, 스폰서, 팬 등 모든 구매자가 인정하는 소위 명문구단으로 불리고 싶은 구단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관중동원에 더 많은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정희윤 (주)케이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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