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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상훈 트레이드 방침 배경/"고삐풀린 야생마" 준비된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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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상훈 트레이드 방침 배경/"고삐풀린 야생마" 준비된 퇴출?

입력
2004.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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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최근 이순철 감독(43)과 갈등을 빚은 간판투수 이상훈(33)을 트레이드하기로 13일 공식 발표함에 따라 그 배경을 두고 설이 분분하다.어윤태 LG사장은 이날 "제2의 창단을 위해 선수와 코칭스태프, 프런트는 삼위일체가 돼야 한다"면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 것처럼 이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이상훈을) 트레이드하기로 했다"고 구단의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전7시 괌에서 귀국한 이순철 감독도 "삼성과 롯데 등 서너개 구단이 이상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해 트레이드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LG가 팀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이상훈을 방출키로 한 직접적인 이유는 이순철 감독에 대한 '항명'때문이다. 이번 파문은 이상훈이 "전지훈련지에서 기타연주를 하지말라"는 이 감독의 지시에 "사생활 침해다. 이 감독 밑에서 야구를 못하겠다"고 반발하면서 시작됐다. 이 감독과 구단은 이상훈의 이 같은 행동을 감독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 트레이드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야구계 안팎에서는 이상훈의 트레이드를 어느정도 예견된 수순으로 보고 있다. '항명'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이순철감독체제가 출범하면서 구단이 이미 '계륵'같은 존재인 이상훈을 정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것이다.

야구인들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LG가 자유계약선수(FA)인 마무리 진필중을 기아로부터 영입한 것도 이상훈을 내치기 위한 사적포석으로 판단하고 있다. LG는 이상훈과 진필중으로 막강한 더블 마무리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고 했지만 습관성 어깨탈골 등 부상전력과 나이가 많은 이상훈을 대신할 소방수로 진필중을 낙점했다는 것이다. LG가 거포 영입을 위해 지난해 말과 올 초 트레이드를 추진했던 것도 이상훈퇴출의 일환이었다는 분석이다.

이상훈이 구단이나 코칭스태프와 융화하지 못하고 끊임없는 마찰을 빚은게 실질적인 트레이드의 배경이라는 설도 있다. 미국프로야구에서 뛰다가 국내에 복귀한 2002시즌도중 사소한 말다툼끝에 구단 직원을 폭행하고 구단 사무실의 집기를 파손하는 등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또 코칭스태프와 사사건건 불협화음을 내며 팀분위기를 해친다는 비난을 받았다. 구단이 폭행사건 등을 무마하는 바람에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도저히 묵과할수 없는 행동이 한두번이 아니었다는 게 구단관계자의 전언이다.

결국 LG구단은 버리기는 아깝지만 이순철 신임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고 팀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 이상훈을 포기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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