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배구계에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이 떴다. 다음달 경북 사대부고를 졸업하는 새내기 박철우(19·현대캐피탈·사진)가 주인공이다.'제2의 김세진'으로 불리는 박철우(198㎝). 포지션도 김세진과 '왼손잡이 라이트'로 똑 같은 박철우는 11일 배구 'KT&G V―투어 2004' 목포대회(2차) 결승에서 12년 대선배인 김세진(31·삼성화재)과 맞대결, 전혀 기죽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득점에서는 월드스타 김세진(22점)에 뒤진 14점을 기록했지만 두둑한 배짱에다, 10대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뛰어난 기량을 선보여 대회 인기상을 차지했다. 특히 김세진이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아대는 특유의 백어택으로 기세를 올리면 곧바로 후위 공격으로 맞불을 놓으며 득점경쟁을 펼쳤고, 이따금씩 김세진을 능가하는 파괴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물론 세기를 더 가다듬어야 하고 수비력도 키워야 하지만 과감한 오픈 공격과 빈 구석을 찌르는 연타 등은 당장 팀의 주포로 뛰기에 손색이 없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도 "철우의 기를 살렸다가는 큰일 난다"며 선수들에게 집중 마크를 주문했을 정도였다. 박철우는 "4,5차 투어부터는 김세진 선배 못지 않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며 "가능하면 신인왕도 노려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