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지난해 4분기 경영성적표를 공개하는 '어닝 시즌'(Earning Season:실적발표 시기)에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실적 호전 업종 및 종목에 집중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증시가 고용·소비·설비투자 등 경기 지표보다는 오히려 개별 기업의 실적에 따라 등락이 엇갈리는 전형적인 실적장세의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IT·운송·철강 약진, 유통 부진
국내 기업들의 4분기 실적 추정은 업종과 기업별로 크게 엇갈린다.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종목 분석을 하는 주요 기업들의 4분기 실적은 전년 같은 기간이나 전분기와 비교할 때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지만, 중소형 저가주나 LG카드 문제에 발목을 잡힌 금융업종, 소비 부진에 시달리는 내수주의 실적은 오히려 나빠졌다. 대신증권이 금융업종을 제외한 158개 기업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추정한 결과 영업이익이 2002년 4분기보다 32.3%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LG투자·대우 등 3개 증권사의 4분기 실적 추정에서도 거래소 23개 주요 기업의 4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보다 7.9% 증가하고 전년 같은 기간보다는 51.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에 대한 영업이익 추정은 증권사마다 다르지만 2조2,000억∼2조6,000억원 선에서 사상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데는 이의가 없다. LG전자와 삼성SDI 등 정보기술(IT) 대표주들의 4분기 실적도 세계적인 경기회복과 수출 호조로 3분기보다 10%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 특수를 누리고 있는 철강과 자동차·운수·화학 업종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14일 실적을 내놓는 포스코는 철강제품 가격 상승 등으로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7.2%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10.7%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에 대해 서울증권은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조800억원과 6,000억원으로 3분기에 비해 각각 35.1%와 141.2%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등 내수 유통주의 경우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주가가 많이 올랐으나 4분기 실적이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승장에서 오히려 조정을 받고 있다.
턴 어라운드·2004 기대주 눈독
최근의 증시 상승은 이미 대기업들의 4분기 실적 호전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대신증권 김우재 연구원은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하다 4분기 플러스로 돌아서는 턴어라운드(Turn-around:실적개선) 종목과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은 기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관련 종목으로 현대차 풍산 삼양사 부산은행 Fnc코오롱 삼성정밀화학 SK케미칼 삼영 엔씨소프트 등을 제시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