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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꽁꽁 "올해 같은 설 처음" 재래시장 매출 작년 절반이하로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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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꽁꽁 "올해 같은 설 처음" 재래시장 매출 작년 절반이하로 줄어

입력
2004.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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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경기가 꽁꽁 얼어붙었다. 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광우병 여파로 한우와 생선 값이 크게 뛰면서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과 가계의 설 현금 수요도 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재래시장에선 설 매출이 작년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12일 한국은행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백화점의 설 선물 예약판매는 광우병 파동으로 정육 선물세트 판매가 급감하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주요 백화점들은 정육세트 예약판매가 지난해보다 최고 30%가량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선물세트 예약실적이 5∼10% 가량 줄었다.

특히 올해는 광우병 사태로 수입 쇠고기는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한우와 생선 값이 크게 올라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작년 월평균(0.3%)보다 크게 높은 0.7∼0.8%에 달할 전망이어서 가뜩이나 위축된 가계 소비의 발목을 잡고 있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은 불황 타개를 위해 2일부터 신년 정기세일에 들어갔지만 매출이 지난해보다 10∼16%가량 감소했다.

서민들이 주로 찾는 재래시장은 백화점보다 더 추운 설을 맞고 있다. 국내 최대 건어물시장인 서울 중구 오장동 중부시장에서 김 소매업을 하는 강모(70)씨는 "30여년간 김 장사를 해왔지만 올해와 같은 설경기는 처음"이라며 "멸치·굴비·김·곶감 등 판매가 작년 설의 반절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경동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조모(44)씨는 "매상이 지난해의 40%에 불과하다"며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아야 할 지난주 말에도 새벽부터 찾아온 손님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설 특수 실종으로 재래시장 등 유통업체들은 설 상품 반입량을 크게 줄이고 있다.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의 경우 제수용 등으로 많이 쓰이는 사과·감귤 등의 반입량이 예년의 25∼43%에 불과했다. 이처럼 소비한파가 풀리지 않으면서 설 관련 현금수요도 작년(4조3,000억원)보다 감소한 4조원에 그칠 것으로 한국은행은 전망했다. 설 자금 수요는 외환 위기 이후 2000년의 3조300억원을 바닥으로 계속 증가하다 올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김혁기자 hyukk@hk.co.kr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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