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원님은 인간 교통신호등"

"할 일을 할 뿐인데요…."한 지방의회 의원이 초등학생들의 안전통학을 위해 4년째 교통신호등 역할을 해오고 있다. 주인공은 수원시의회 권찬봉(51·사진) 의원. 그는 2000년 3월부터 매일 오전 8∼9시 수원시 영통구 산남초등학교 정문 인근 사거리에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권 의원은 2000년 초 횡단보도에서 한 초등학생이 트럭에 치어 발목이 잘리는 현장을 목격한 후 어린이 교통안전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주민들은 처음에는 선거를 염두에 둔 '이벤트' 정도로 여겼지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계속되는 그의 교통 정리에 이제는 권 의원이 보이지 않으면 집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을 정도가 됐다. "지난해 9월 몸이 아파 나가지 못하자 학생들이 찾아와 안부를 묻더군요. 미래의 희망인 어린이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어 매우 기쁩니다."

권 의원은 "학교 부근의 교통체계가 확립돼 위험이 사라지지 않는 한 신호등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