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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AV인스톨러 김한규 씨/"한치 오차 없어야 제 색, 제 소리 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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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AV인스톨러 김한규 씨/"한치 오차 없어야 제 색, 제 소리 내죠"

입력
2004.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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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진귀한 홈시어터(안방 극장) 행사가 열렸다. 바로 프로젝터 '스택'(Stack) 이었다. 스택이란 영화를 영사하는 3관식 프로젝터 2대를 아래, 위로 나란히 쌓아놓고 동일한 화면에 영상을 보여주는 것. 2자루의 총으로 같은 표적을 겨냥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스택으로 영사한 화면은 극장 영상을 뛰어넘는 생생한 색상과 스크린을 뚫고 튀어나올 듯한 선명한 화질을 자랑한다. 이번 행사를 지켜본 관람객은 이를 "보석 같은 색감"이라고 표현했다.그렇지만 스택은 2대의 프로젝터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초점이 0.1㎜만 어긋나면 선이 두 개로 보이는 등 영상이 엉망이 되기 때문에 전문가들조차 함부로 도전하지 못하는 최고로 어려운 기술이다.

따라서 스택을 구사할 수 있는 전세계 영상전문가는 손에 꼽을 정도. 그래서 이번 스택 행사는 전문가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 됐고 일반인들에게 프로젝터 영상의 우수함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번 스택 영상을 선보인 주인공은 국내 최고의 영상 및 음향전문가로 꼽히는 김한규(36)씨. 오디오 및 비디오(AV)전문점 GLV를 운영하는 김씨의 정확한 직업은 AV인스톨러.

흔히 AV컨설턴트로 알려진 인스톨러는 일반인이 홈시어터 시스템을 구비할 때 기기의 선택, 설치, 세팅(흔히 튜닝이라고 부르는 기기 조정과정) 등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알아서 챙겨주는 전문가다.

"기기에도 궁합이 있거든요. 서로 안맞는 기기로 홈시어터 시스템을 꾸미면 영상과 음향이 어색합니다. 이 같은 어색함을 피해 이용자가 만족할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만드는 게 인스톨러의 일입니다."

최근들어 DVD플레이어와 AV리시버, 스피커 등 홈시어터 시스템이 필수 혼수품으로 꼽히면서 이용자가 늘어 인스톨러인 그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설치와 조정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3관식 프로젝터를 100여대 이상 설치, 조정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영화배우 송강호 등 유명인의 홈시어터 시스템을 꾸며줬다.

그의 전문성은 3개의 자격증이 입증한다. 그는 세계적인 영상 권위자 조 케인이 설립한 이미징사이언스파운데이션(ISF)의 ISF영상전문가 자격증과 미국 영상 및 음향전문가협회(CEDIA)의 프로페셔널 자격증, 조지 루카스 감독과 음향 전문가 톰린슨 홀먼이 만든 음향규격인 THX 전문가 자격증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ISF 및 CEDIA 자격증은 국내에서 그를 제외하고는 갖고 있는 사람이 없다.

1991년 미국 유학을 계기로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다. 부친의 섬유사업을 잇기 위해 필라델피아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과정(MBA)을 밟던 중 레이저디스크플레이어(LDP)를 사며 인생이 달라졌다. 이듬해 학위 취득후 오디오 및 비디오(AV) 전문점에 취업해 현장 경험을 쌓으며 2000년부터 3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저가 보급형 기기라도 전문가의 조정(세팅)을 거친 기기와 그렇지 않은 시스템의 영상과 음향은 하늘과 땅 만큼 큰 차이가 난다"며 "좋은 인스톨러를 만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것이 어렵다면 "'홈시어터 포 에브리원' 같은 전문서적을 한 번만이라도 읽어보라"는 게 그의 당부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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