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시스 레이가 작곡한 보사노바풍의 주제가가 인상적인 프랑스 영화 '남과 여'는 아내를 잃은 남자와 남편을 사고로 잃은 여자, 그리고 그들의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다.젊다고 할 수 없는 나이의 남과 여가 우연한 만남을 통해 가까워지지만, 결국 여자는 남자를 남겨두고 홀로 기차에 오르고 여인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남자는 미친 듯 차를 몰아 그녀의 목적지 역에 먼저 도착해 여자를 기다린다.
'남과 여'는 애정영화이지만, 이 영화 속에서 자동차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카레이서인 남자주인공 장이 경주에서 운전하는 차가 포드 GT40(사진)이다.
GT40은 영국이 중심이 되는 유럽 포드에서 개발한 모델로 60년대 레이스트랙에서 포드의 명예를 드높였다.
생산대수는 겨우 100대 남짓이지만 '르망 24시간 경주'에서 1966∼69년 4년 연속 정상에 올라 레이싱 카의 전설로 추앙 받았으며, 이를 계기로 스티브 맥퀸 주연의 영화 '르망'이 탄생되기도 했다.
63년 헨리포드 2세와 포드 디비전 CEO인 리 아이아코카는 '강력한 포드'라는 이미지 창출을 위해 모터스포츠 진출을 결정했다. 이 분야에 대한 개발경험이 거의 없었던 포드는 페라리와 합작을 시도했다.
그러나 엔초 페라리의 반대로 합작 협상이 결렬되자 포드는 페라리를 이길 수 있는 레이싱 카를 자체 개발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레이싱카 기술이 가장 발전한 곳인 영국에 포드 연구소를 설립해 64년 초 GT40을 개발했다. 이후 66년 GT40이 르망에서 1,2,3등을 차지함으로써 포드가 페라리를 이긴다는 꿈을 실현했다. 포드의 막대한 자금이 이뤄낸 결과였다.
높이가 40인치라서 GT40이란 이름이 붙여진 이 차는 차체 중앙에 엔진을 둔 미드십 차량이다. 람보르기니 미우라가 이 차의 레이아웃을 본떴다는 주장이 제기될 만큼 세련된 보디라인을 자랑하며 역대 포드의 차중에서 가장 매혹적인 차로 손꼽힌다.
수년째 판매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포드는 최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올해 안에 GT40 상용모델을 출시한다고 발표하며 옛 영화를 되찾기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이런 노력이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할리우드 모터쇼 기획자 최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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